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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을 걷는 여자 Oct 18. 2020

나만의 ‘다하자 작업실’ 완성!

 모두가 그렇듯, 코로나 이후 내 일상의 주공간은 '집'이 되었다. 집에서 영화를 보고 집에서 글을 쓰고 집에서 공부하고 집에서 운동을 하고, 그렇게 집순이 생활을 고수한 지도 어언 8개월.  

 이제는 새로운 일상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글쎄, 지난 8개월 동안 이어온 좌식 생활에 지칠대로 지쳤는지 무릎이 별안간 비명을 횡사하기 시작했다. 삐그덕 소리가 나는 양 무릎에 온찜질팩을 둘둘 감아두고는 며칠을 보냈다. 좌식 생활이 무릎 관절에 해롭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좌식 생활의 해로움을 몸소 체험한 나는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취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고 의도치않게, 오랜 숙원 사업 중 하나였던 '나만의 작업 공간' 설계에 착수했다.






 함께 지내고 있는 언니의 동의 하에 옷 방 한 켠, 남는 공간에 나의 작업 공간을 꾸리기로 결정했다.

당근 마켓을 이용하여 나눔 중인 의자를 발견했고 곧이어 적당한 가격대의 책상을 찾았다.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다음 날을 시작으로, 바지런을 떨며 공수한 물건들을 집으로 모셨다. 하루는 야심한 밤, 낯선 동네 언덕길을 의자를 끌고 달렸고 또 다른 하루에는 아담한 차에 커-다란 책상을 어찌저찌 욱여넣으며 진땀을 뺐다. "저러다가 트렁크 열리는 거 아니야?"하는 언니의 우스갯소리에 바들바들 울먹이며 '제발 책상다리 좀 꽉 붙들라' 외치는 경험을 내가 언제 다시 해볼 수 있을까. 거침없이 써내려간 실행계획과는 달리 다소 험난한 운송 과정들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나만의 작업 공간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집으로 가져온 책걸상을 광이 나도록 닦고는 옷 방으로 옮겼다.

사이즈가 너무 큰 게 아닌가 했던 기존의 염려와는 달리, 책상도 의자도 마치 맞춤 가구처럼 준비된 공간에 딱 맞았다. 방에 책걸상을 먼저 배치한 뒤 그간 비좁은 좌식 테이블에 올리지 못했던 물품들을 가져왔다.

 노트북과 건반, 액자와 달력, 귀여운 인형들. 바닥을 전전하던 친구들이 하나둘 책상 위에 올랐다.   





 짜잔, 그리하여 완성된 나의 작업실.

 단 돈 팔천원에 이렇게 그럴듯한 작업실이 완성됐다. 내 인생 첫 작업 공간이기에 애정을 듬뿍 담아 '다하자 작업실'이라는 이름도 붙여주었다. 줄여서 '다작', 이 공간에서 부디 다작(多作)을 했으면 하는 사심도 약간 섞여 들어간 네이밍이랄까.




 처음에는 무릎 관절의 부담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세운 계획이었는데 그게 마치 <흥부놀부전>의 은혜 갚은 제비마냥 '작업실'이라는 커다란 박씨가 되어 돌아왔다. 무릎 관절로 고생했던 지난 날들이 썩 나쁘지만은 않았다 느껴지는 건 아무래도 잔뜩 미화된 추억이 확실하지만,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걸 또 한 번 느낀다.


 어쨌거나 이것으로 다하자 프로젝트, '나만의 작업실' 만들기도 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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