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1권쓰고 알게 된것

이제 누구나 책 쓰는 시대가 맞다

by 김경화

얼마 전 출간한 공저 《필사 POWER》를 몇 권 들고 요양원에 갔다. 원장은 책을 2층, 3층에 2권씩 비치하고 원장과 국장은 1권씩 구매하기로 하였다. 평범한 내가 책을 썼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했다. 요양보호사 일을 하기도 힘들고 벅찬데 책까지 쓸 수 있냐며, 참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나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진 것 같아 뿌듯했다. 사실, 나는 요양보호사로서 3년 넘게 책을 써 왔다.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하면서 책 쓰기를 함께 시작했고, 중간중간 공저도 쓰고 개인 저서도 쓰면서 몇 권의 책을 출간했다. 하나씩 쌓여가는 책들을 보며 마음 한편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나는 요양보호사로서 책 쓰기를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요양보호사로 사는 삶을 진솔하게 기록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책 쓰기는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자가 출판도 가능하고, 누구나 책 쓰기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써낼 수 있다. 전문 작가만 책을 쓰는 시대는 지났다. 평범한 사람이지만 책을 쓰는 방법을 배우고, 1권씩 책을 써내면서 작가가 되는 시대가 왔다.

지인 중에 한 아이 아빠가 있었다. 원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는데, 육아휴직을 하면서 책 쓰기를 시작했다. 1권의 책을 출간한 후, 몇 권의 책을 더 출간했고, 이제는 더 이상 평범한 아빠가 아닌 우리나라 아빠 육아의 전문가가 되었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날 기회도 얻었다. 그는 평범한 아빠에서 더 이상 평범하지 않은 아빠가 되었다. 많은 작가가 정말 힘들고 지칠 때 책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 또한 내 삶이 가장 힘든 시기에 책을 쓰기 시작했다. 책을 쓰는 것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삶을 변화시키려는 과정이었다. 책을 쓰면서 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고, 내면의 힘을 믿게 되었다.

"나 같은 요양보호사가 어찌 감히 책을 써?“

처음에는 의심과 두려움이 앞섰다. 주변 사람들은 나의 책 쓰기에 냉소적이었다. "너 같이 아무 성공도 이루지 못한 사람이 어찌 책을 쓸 수 있겠냐?"라는 말들이 날카롭게 꽂혔다. 하지만 그들의 비웃음은 오히려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꼭 써내고 말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평소에는 책을 읽지도 않았지만, 책 쓰는 방법을 배우면서 첫 책을 쓰고 나서는 책 쓰기는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꾸준한 필사를 통해 글쓰기 연습을 했고, 작가들을 모방하며 필사하면서 마치 작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글을 쓰는 근육이 단련되면서 몸이 글을 쓰는 상황에 익숙해졌다. 2개월 정도 매일 새벽 필사하니 "나도 책을 쓸 수 있을 것 같아!"라는 확신이 들었다. 책을 쓰는 과정은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했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꼭 써내고야 말겠다는 의지 하나만 붙잡고 책을 써 내려갔다. 어떤 날은 하루에 몇 꼭지씩 써 내려갔고, 어떤 날은 하루에 한 꼭지 쓰기도 힘들었다. 그때 또 주변의 비웃음 소리가 들렸다. "왜 안 하던 짓을 하면서 힘들게 사느냐?"라는 말들이 귀에 맴돌았다. 한 번도 해보고 싶은 것이 없었고, 어떤 일이든 정말로 집중해 본 적이 없었던 나는 꿈 없이 흘러가는 삶에서 벗어나려고 책 쓰기를 시작했다. 책 1권 출간은 나의 꿈이 되었다. "어떤 상황이 있어도 꼭 이루고야 만다!" 온전히 강렬한 의지만으로 초고를 완성했다.

몇 번의 슬럼프를 겪으면서도 결국 해내고 말았다. 드디어 초고를 완성하고 출판사에 넘기면서 계약하였다. 그때 마음은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나 같은 사람이 책을 써내다니!" 자신도 놀랐다. 책 한 권 쓰는 능력이 나에게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하면 되는구나!" 글쓰기에 젬병인 줄 알았는데 출판사가 계약해 주니 정말 감사했다. 책 1권을 출간한 것을 계기로 다른 책을 쓰고 싶은 간절함이 생겼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라고, 책 1권 출간하자마자 또 다른 책 쓰기에 도전했다. 그렇게 밀어붙였기에, 그 강렬한 열정으로 2번째 공저가 출간되었다. 연이어 책을 쓰면서 점점 책 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평생 책을 쓰고 내 삶을 기록하고 싶었다. 나중에 자녀들에게 책을 유산으로 남겨주면 자녀들 앞에서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결코 헛되이 살지 않았다고." 책 1권 출간 후, 내 삶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세상을 보는 눈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전에 없던 자존감도 나날이 세워졌다. 나의 존재가 자랑스러워 보이기 시작했고, 어떤 일에든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 전체적으로 삶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어 갔고, 나는 웃음을 지을 수가 있었다.


책을 쓰기 위한 독서는 나의 평생 무기가 되었고, 책을 쓰면서 독서 습관이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 그리고 삶에서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고, 글을 씀으로써 나의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었다. 점점 나의 상한 감정을 치유하였고, 자신의 존재를 사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었다. 자신이 사랑스러우니 세상이 사랑스럽게 보이기 시작했다. 너무나 사랑스러워 담벼락 밑에 피어있는 들풀꽃도 아름답게 보이고, 하늘도 아름다워 보였다.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이었는데, 이제야 그런 사소한 것, 평범한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책 1권 출간하고 나서 나는 꿈을 이루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책을 쓰는 그것을 바탕으로 책을 쓰려고 계획을 세웠고, 시각화하여 목차를 종이에 뽑아서 늘 들고 다녔다. 책을 완성할 데드라인을 결정했고, 하루에 몇 시간씩 노트북을 붙잡고 책을 쓴다고 낑낑거리며 자판을 두드렸다. 이를 악물고 초고 완성하려고 결심했다. 그리고 결국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써냈고, 출판사와 계약했고, 여러 번 퇴고했고, 나중에는 표지도 볼 수 있었다. 결국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하여 꿈을 이루어 냈다. 늘 한계 속에 사로잡혀 "나는 할 수 없다"를 말하면서 스스로 의기소침하고 불쌍히 여기던 나에게 이제 한계는 더 이상 나를 가두지 못하게 되었다. 스스로 알을 깨고 안에서 나온 것이다. 책을 쓰는 과정을 통하여 시간 관리를 할 줄 알게 되었고, 일의 우선순위를 알게 되어서 삶이 더 다채로워졌다. 힘든 시기에 힘들다고 주저앉았으면 어찌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담대함이 생기고, 어찌 이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을까? 아무리 봐도 책 1권 쓴 것이 나에게는 제일 잘한 일이다. 맞는 선택을 한 것이다. 나 같은 평범한 요양보호사가 책을 쓴 것처럼, 지금 평범한 당신도 책을 쓸 수 있다. 책 쓰는 것이 소망이라면, 책 쓰는 사람과 어울리고, 책 쓰는 그룹 안에 소속되고, 책 쓰기를 간절히 바라고 실천하면 작가가 된다. "책 쓰기 아무나 하나?"라고 묻지 말고, 일단 책 쓰기에 도전해 보자.


이제는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시대가 맞다. <책성원> 작가 모임에도 많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책을 썼다. 7세 아들 쌍둥이 엄마라서 책을 썼고, 간호사라서 책을 썼고 훌라댄스 강사라서 책을 썼고 경찰관이라서 책을 썼고 선생님이라서 책을 쓴다. 수많은 사람이 각자의 직업에 충실하면서 책을 씀으로 전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었으며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자기 경험과 노하우는 자신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힘든 시기 일어설 용기가 되거나 어떤 문제의 탈출구가 되기도 한다. 평범한 내가 책을 썼으니, 당신도 책을 쓸 수 있다. 누구나 삶에서 자기의 지혜를 가지고 있기에 용기와 열정만 있다면, 자신의 이야기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당신의 자리에서 3년 이상 근무했다면 당신은 이미 전문가다. ‘책은 아무나 쓰냐?’라고 자신의 힘을 의심하지 말고 누구라도 책 쓰기에 도전할 수 있고 책을 쓰고 삶이 바뀌는 것을 느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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