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아내와 함께하는 토요일, 글쓰기는 더 어렵다
한창 글쓰기 슬럼프에 빠져있다가 다시 왕성하게 글을 쓰고 있다. 아들 요한이를 재우고 작은 방에서 그날 쓰는 글을 마무리 짓고 늦게 잠에 든다. 새벽에 눈이 떠지면 글을 써야지 하고 일어나 작은 방으로 온다. 그리고 더 잔다. 글이 안 써질 때는 많이 자고, 글이 써질 때는 적게 잔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많이 자는 게 좋지만, 글을 쓰는데에는 적게 자고 낮잠을 잠깐 자는 게 좋다.
글과 잠 사이에 있으면 아들 요한이가 나온다. 어린이집에 안 가는 날이기도 하고, 아내 에미마가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해서 이번 주말에는 푹 자기로 했다. 아내는 요리 학원을 다니고 한식조리사 필기를 합격했다. 외국인으로서 필기 합격은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바로 노인복지관에 취사보조원으로 취업했다. 평일 9시부터 3시까지 일한다.
아내는 늦잠을 자고, 나는 요한이에게 아침으로 키위와 오렌지를 잘라 주었다. 그리고 같이 색칠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블록 놀이를 같이 하고 있으니, 아내가 일어나 나왔다. 내가 미리 삶아 놓은 계란을 같이 먹었다. 매일 하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 한 번 했다.
아들 요한이가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기분이 좋아지도록 아이스크림을 먹고, 집에서 아내의 새 직장까지 버스로 갔다 왔다. 자차로 10분 거리인데, 버스로 가면 한 번 갈아타고 돌아 돌아간다. 어떤 버스를 타고 어디서 타고 내려야 하는지 체크하기 위해 아들을 데리고 버스를 탔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 조용히 있지 못해서 그렇지 아들은 버스를 좋아했다. 한 번 갈아타서 그렇지, 동네에서 버스를 타고, 회사 근처에서 버스를 내린다,
탐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버스를 갈아타려고 서 있던 정류장에서, 강한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아들에게 우산을 씌어 주었는데, 바람에 우산이 날아갔다. 우산을 잡으러 손을 뻗었는데 더 멀리 날아갔다. 차도로 저 멀리 날아갔는데, 우산 욕심에 한 발자국 더 디뎠으면 죽었을 것이라고 말한다면 과장이고, 차와 부딪힐 뻔했다. 용감한 아들도 폭우와 돌풍 앞에서 놀랐다.
무사히 돌아왔다. 오는 길에 해장국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놀란 아내와 아들에게 요한이가 좋아하는 워터파크 왔다 치자 했다. 요한이를 씻기고 빨리 재우고 오늘의 글을 쓰려는데, 요즘 아들 요한이는 늦게 잠에 든다. 일단 잠에 들면 아침까지 푹 자는데, 잠을 안 자고 잠자는 척하는 나를 타고 괴롭힌다.
오늘의 글을 쓰려 스마트폰을 붙잡으니 자정이 넘어 내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