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하고 1년이 지나갔다. 작가가 되고 싶었다. 글을 쓰니까 작가이지만, 아직 첫 책을 출간하지도 글이 돈이 되지도 못했다.
바라던 퇴사였지만, 준비된 퇴사는 아니었다. 퇴사를 하게 되면서 돈이 되는 것을 전제로 이제 글만 쓰겠다고 다짐했던 것은 아니다. 글 쓰는 삶 그 자체를 전제로 글만 쓰기로 했다. 지금이나 그때나 나는 일을 하기 싫은 것이지, 돈을 벌기 싫은 것은 아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글 써서 돈을 벌고 싶다. 나에게 글쓰기는 노동이 아니다. 활동이다. 나는 글쓰기 노동자가 아닌 글쓰기 활동가로 살고 싶다.
퇴사를 하고 글을 쓰기보다, 글을 쓰기 위한 여건을 만들려 했다. 실업급여가 안 되고 국민취업지원제도 1유형이 되었다. 국비지원 직업훈련으로 영상편집을 배우려던 계획이 틀어지고 주간보호센터에서 3개월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그것도 기관 경영사정으로 틀어졌다. 그 후 다시 구직활동을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글을 쓰기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작업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첫 번째 책 정리해 내고, 두 번째 책 내고, 세 번째 책 내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때까지, 깐 이마를 또 까야지 생각했다. 더 이상 구직활동 생각이 없어졌는데, 아내가 "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마. 하고 싶을 때 해." 말은 그렇게 하지만 이제 다시 재취업하기를 바란다. 마침 면접 보라고 연락이 왔다.
내 책을 내거나, 내 책을 내는 1인출판사를 해 보려고 했는데. 출근하라고 연락이 오면 바로 취업을 할 것이다. 일 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이지, 돈 벌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돈 버는 방편이 글쓰기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니까. 돈이 안 되는 글을 바라는 것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