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다. 그때는 국민학교였다. 부부교사셨던 부모님을 따라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 살던 때다.
난 달리기를 못 했다. 항상 꼴찌였다. 운동회를 했다. 달리다 종이를 주워 지시대로 하고 골인하는 장애물 달리기였다. 내 앞에 놓인 종이에는 '그냥 가시오.'라 적혀 있었다. 항상 달리기 꼴찌던 내가 1등 했다고 선생님들은 우리 아버지께 맥주를 얻어 마셨다. 그때 그 시절이니 가능한 이야기다.
아들 어린이집에서 운동회를 했다. 아내는 회사에 가고 내가 갔다. 수레에 아이를 태우고 부모가 달리는 게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