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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Aug 18. 2021

회사에서 내가 하는 일

나는 스타트업에서 매니저로 일한다. 우리 회사는 나의 친동생이 2014년에 창업하여, 그동안 1인 기업으로 혼자 회사를 키워왔다. 나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가서 아르바이트 형태로 쓰레기 분리수거와 청소를 해왔다. 동생은 작년 말 개인회사를 주식회사 법인으로 전환하였고, 올해 직원을 대거 채용하였다.


우리 회사가 원래 해오던 일은, 실용음악연습실 대여 사업이다. 방음시설이 잘 된 방을 만들어 놓고, 보컬 악기 등등 연습하시는 분들에게 시간당, 월 당으로 대여해 드리는 사업이다. 현재는 방배역, 신촌역, 이대역 근처의 총 5개 지점의 실용음악연습실은 운영하고 있다. 지점이 가장 많을 때는 7개까지 갔었는데, 2개의 점포는 정리하였다. 1개 점포는 더 이상 사업성이 없어서, 권리금을 받고 같은 실용음악연습실로 다음 사업자에게 넘겼다. 에어컨 피아노 악기 등등 연습실을 통으로 넘겼다. 정리한 다른 하나의 점포는, 법정 소송까지 가는 건물주와 갈등이 있어서 결국 나오게 되었다.


동생은 실용음악연습실을 운영하면서, 관련 어플을 외주로 개발하였는데, 외주 개발자가 완성되지 않은 채로 개발을 종료하였다. 그래서, 동생이 직접 어플 제작 개발자 과정 공부를 했다. 회사를 법인화하고, 그 법인의 종목에 프로그램 개발업도 들어간다. 동생은 사업을 총괄하기 때문에 개발자로 직접 코딩을 하는 것은 아니고, 개발자를 고용하고 동생은 개발을 총괄한다.

신촌역 도보 1분 거리에 75평 상당의 상가를 매입했다. 공유오피스 ILTER와 식당 & 카페 MONTUNO를 운영한다. 공유오피스 한 칸에 우리 개발팀이 입주하였다. 식당 & 카페는 돈가스 레스토랑인데, 작고 아담한 홀 공간이 있으며, 배달 서비스를 주력으로 한다. 배달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서 [남바완돈카츠 신촌점]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식당의 매장의 브랜드는 MONTUNO이고, [남바완돈카츠 신촌점]이다. 매장 브랜드 MONTUNO는 우리 회사의 독자적인 상표이고, [남바완돈카츠]는 돈가스 배달 전문 프랜차이즈이다.


음악연습실과 공유오피스를 운영하고, 식당과 카페를 매장과 배달로 운영하고, 어플 개발을 하고 있다.


나는 이 회사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좋게 말하면 매니저, 나쁘게 말하면 잡부이다. 내가 하는 일이 때로는 대표 비서의 일을 하는 것 같고, 어떨 때는 이것저것 아무거나 다하는 잡부와 같기도 하다.


쓰레기 분리수거와 청소를 하고, 식당 & 카페 MONTUNO가 바쁠 때 보조로 돕고, 음악 커뮤니티에 음악연습실 홍보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회사에서 구매할 노트북 등에 대한 견적도 내서 보고서를 만들고, 정부 지원 사업 수행에 대한 보고서도 만들고, 직원들 계약서나 월차 신청서 등을 써서 내면 정리해서 대표에게 전달하고, pdf 파일을 jpg로 바꾸어 대표에게 전달하기도 하고, 전문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하지만 SNS 카드뉴스 디자인 같은 것은 내가 하고, 회사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운영하고. 이것저것 다 한다. 대표와 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직원은 자신의 한정된 업무 만을 하는데 나는 다 한다. 대표의 손과 발 역할은 한다. 대표가 '이거 좀 해주세요.' 하면 나는 그대로 수행한다. 그게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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