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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Nov 24. 2021

작가가 되는 My Way

나의 꿈은 집에서 글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가 있는 집에서, 책을 읽고 넷플릭스를 보고 인터넷을 하며 글감을 모으고, 브런치와 블로그에 디지털 퍼스트로 글을 쓰고, 글을 모아 편집하여 책으로 내고, 유튜브를 하고 온오프라인 강연을 하며, 직업으로서의 작가로 밥 먹고 사는 게 나의 꿈이다.


작가가 되기 위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유일한 노력은, 브런치에 글을 쓰고, 브런치에서 하는 거의 모든 공모전과 이벤트에 응모하는 것이다.


2020년 취업성공패키지 국비지원으로 출판편집디자인 과정을 이수했다. 최선을 다해서 과정을 이수하고 공부했지만, 처음부터 취업을  생각으로 과정을 이수한 것은 아니었다.


직전 해 2019년 부모님과 아내와 논산에서 왕대추 농사를 지으며 이렇게 농부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되고 싶은 것은 작가였다. 조울증으로 오랜 백수 상태였기 때문에, 취업을 하여 돈을 벌지 못하면, 당장 돈은 안 나오는 왕대추 농사를 부모님과 함께 하던가,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취업을 하기 위해 직업훈련 교육에 참여하고 구직활동을 한 게 아니라, 직업훈련과 구직활동이라는 생산적인 활동 자체를 하기 위해, 수원고용센터를 찾아가 취업성공패키지를 시작했고, 수원 집에서 강남역 컴퓨터 학원을 오가며 출판편집디자인 과정을 이수했다.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데 적을 걸어놓고, 그 사이 베스트셀러 책 한 권 써서 작가로 살고 싶었다.


직업심리상담을 받고, 직업훈련을 받으며, 취업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으로 이력서를 뿌리며 깨달은 사실은 취업불가라는 현실이었다. 직업훈련을 받으며 분명 어떠한 역량은 얻었지만, 취업에 성공할 역량에 이르지 못했다. 물론, 그때 배운 기술을 지금 회사에서 잘 쓰고 있다. 회사에 디자이너는 따로 있지만, 신생 스타트업 매니저로 디자인이 가능한 매니저로서 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디자이너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디자인이 가능한 사무직으로 충분히 훌륭하다.


출판사에 채용되어 북디자이너로서 일할 실력은 되지 않지만, 1인 출판사를 만들어 내 회사의 책을 내가 직접 디자인할 역량은 갖추었다. 작가가 되는 방법으로 내가 사는 아파트 주소로 사업자등록하여, 내 책을 만들어 내는 출판사를 직접 만들어 볼까도 생각해 보았다. 작가의 꿈을 꾸며 브런치에 글을 쓰고, 북디자인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지인 중 책 내고 싶은 사람들의 상담을 받는다. 내 책을 내며, 책을 내고 싶은 온오프라인 이웃들의 책을 내주는, 1인 출판사를 차려서 내 책을 직접 만들어 파는 작가가 돼볼까도 최근까지 생각해 보았다.


출판사가 잘 되면, 작은 카페를 하는 것이다. 음료와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카페는 요리를 좋아하고 잘하는 아내가 하고. 북카페로 독립서점처럼 책도 팔고, 출판사와 관련된 강연 교육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하고. 한쪽을 스튜디오처럼 꾸며 유튜브 방송도 하고 말이다. 카페에서 나와 출판사 직원이 일하는 것이다. 카페에서 일하고 싶은 프리랜서에게 월 단위로 카페 자리 하나를 팔고 매일 아메리카노 한 잔을 기본으로 끼워 주고 말이다. 출판사가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그 카페에서 직원들이 일하며, 출판사의 카페에서 출판사의 저자와 독자를 만나고, 온오프라인 상의 문화기획을 하는 것이다. 내가 직접 학원 다니며 앱 개발을 배우고, 개발자를 뽑아 출판사 자체의 스마트폰 앱 플랫폼을 개발하고 말이다. 작은 카페에서 최소한의 직원을 뽑아 가족처럼 일하는 출판사를 만들어, 모든 회사의 경영은 직원에게 맡기고, 나는 출판사의 대표작가로서 글을 쓰고, 저자와 독자를 만나 소통하는데 힘을 쏟고 말이다. 출판사의 만드는 앱이라 해서 거대 플랫폼이 아니라, 디자이너 한 명과 개발자 한 명이 만들고 유지보수가 가능한 소박한 앱 플랫폼을 말한다. 그렇게 출판사가 잘 되면 메가 출판사에 팔고, 나는 그 출판사의 전속작가로 글 쓰는 작가로 돌아가고 말이다.


그런데 이 생각을 지금은 접었다. 내가 되고 싶은 것은 출판인이 되는 것도 아니고, 작가가 되는 것이고, 지금 다니는 회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 평생 다닐 수 있는 평생직장이고 말이다. 작가가 될 때까지, 지금 회사 다니며 돈 벌면서 글을 쓰면 된다.


출판사에 투고를 할 생각도 없다. 프리랜서 작가나 에디터로 남의 글을 써 줄 생각도 없다. 물론 어떤 매체에서 청탁이 들어오면 당연히 쓰겠지만, 용역을 받아서 남의 글을 써주는 프리랜서 작가로서 작가 인생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내가 작가가 되는 길로서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작가가 되기 위해 누군가의 마음에 들고 사바사바 하는 게 힘들다.


그냥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쓴다. 물론, 나의 브런치 글에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은 욕망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브런치에 글을 쓰며, 가능한 모든 브런치 공모전과 이벤트에 응모한다.


브런치에 양질의 글을 쓰면, 언젠가는 출판 프로젝트에 당선이 되거나,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겠지 생각하고 있다.


어차피 취미로 쓰는 것도 아니고, 용돈벌이로 쓰는 것도 아니고, 글로서 한 가족이 먹고살며 최종적으로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출판할 루트를 억지로 찾을 필요는 없다. 회사 다니며 돈을 벌고, 브런치에 더 좋은 글을 더 많이 쓰며, 브런치 플랫폼을 통하여 직업으로서의 출간 작가로서의 커리어가 시작되는 순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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