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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Dec 21. 2021

브런치 작가는 숫자에 초월해야 정신건강에 좋다

구독자 수, 조회 수, 라이킷 수, 브런치 공모전 결과 등을 뛰어넘어


2020년 10월 5일,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12번 낙방하고 13번째 합격했다. 2019년 12월 3일 첫 번째 낙방 통보 메일을 브런치로부터 받았으니, 딱 10개월 만이었다. 10개월 도전만에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은 그리 긴 기간은 아닌데, 12번 떨어지고 나보다 많이 떨어진 도전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 정도 도전하고 떨어지다 보면, 대개 제 풀에 지쳐 포기하기 때문이다. 나중에야 거의 백 번을 떨어지고 브런치 작가가 되신 분을 보았다. 그분도 도전 기간은 나처럼 10개월 정도라고 알고 있다.


브런치 작가 합격이 끝이 아니다. 그제야 시작이다. 단지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 브런치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브런치 작가로서의 활동을 통하여 출간 작가가 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가 있는 집에서 글 쓰며 우리 가족 밥 먹고 사는 직업 작가가 되기 위해,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쓴다. 이제 갓 1년을 넘긴 2년 차 브런치 작가로서 나의 성적이 뛰어난 발군의 작가님들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통계를 보면, 어느 정도 선전은 하고 있는 듯하다. 왕성하게 빛나게 활동하시는 작가님들에 비하면 비루해 보이지만, 브런치 작가 전체 중에서는 그래도 상위권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다 보면, 어떤 글은 반응이 좋아 포텐이 터지고, 어떤 글은 반응이 없어 죽을 쑨다. 그렇다고 반응이 좋을 글만 골라서 쓸 수도 없다. 또 글을 쓰고 발행을 해 보아야 독자의 반응을 알 수 있다. 성공하리라는 대박의 기대로 돈을 물 붇듯 쏟아 부운 블락버스터 영화도 뚜껑을 열어 개봉을 해보아야 성패를 알 수 있다.


일기가 아닌 이상 글을 쓴다는 것은 독자와의 대화이기 때문에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쓸 수밖에 없지만, 독자를 염두한다고 해서 거기에 끌려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독자가 좋아한다고, 나의 글이 아닌 남의 글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브런치 작가는 구독자 수, 조회 수, 라이킷 수에 초월할 필요가 있다. 야심 차게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에 도전했다가 도전했다가 떨어져도 초월할 필요가 있다. 원래 될 가능성보다 안 될 가능성이 높은 게 공모전이다.


다만 브런치에 글쓰기에 도전하고 계속 정진하다 보면, 글로 빛을 볼 확률이 확실히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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