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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May 15. 2022

카페에 간다며 통닭집에 갔다가, 카페에도 들려 틱톡을

"오빠, 오늘 이따가 요한이랑 카페에 커피 마시러 가자."


아내 에미마가 기분이 좋은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가기를 같이 하자는 것이다. 아내는 공원으로 산책 가는 것을 좋아하고, 나는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한창 젊은 나이에 아내도 카페 가는 게 안 좋을 리 없지만서도, 돈 때문에 자주 못 가는 것뿐이지만 말이다. 물론, 현재 우리가 다니는 카페가 스타벅스도 아니고, 아메리카노 2000원 2500원부터 시작하는 카페들이다. 


오전에 교회에 다녀와서, 오후에 아들 요한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기 전에, 요한이를 한숨 재워야 한다. 잠을 재우지 않고 밖에 데리고 나가면 유모차에서 잔다.


교회에 다녀와서 요한이가 잠에 들 때 아내도 같이 자고, 요한이가 잠시 깬 사이 아내가 나에게 요한이를 맡긴 채 아내 혼자 자고, 요한이는 찡찡 대면서 나랑 놀다가 다시 잠들어 푹 자다가, 아내가 깬 후에 우리가 먼저 밖에 나갈 채비를 한 후에, 요한이를 깨우고 옷을 입히고 유모차에 태우고 밖에 나갔다.


"오빠, 카페 가자."

"카페 어디? 우리가 가는 동네 커피베이?"

"거기 말고."

"그럼, 시장 근처 빽다방? 거기 사람 많다고 싫다고 했잖아?"

"거기 말고. 교회 근처에."

"교회 밑에 카페는 문 닫았는데."

"있어."


교회 근처 내가 모르는 카페를 아내가 아는지, 아내가 나에게 어디로 가자고 한다. 교회 밑에 문 닫은 카페를 지나쳤다.


"에미마, 카페 갔다가 집에 밥 있으면 밥 먹는데. 에미마 밥 하기 귀찮으면, 밖에서 치킨 먹을까? 내가 치킨 먹고 싶다는 것은 아니고. 에미마 밥 하기 귀찮으니까."

"일단, 카페 가자."

"여기 카페 있나?"


아내 에미마는 카페에 간다더니, 교회 옆 진미통닭으로 나를 데리고 간다. 내가 치킨집에 가자고 하기 전에, 아내가 먼저 나를 치킨집으로 데려가려 했던 것이다. 오늘 우리가 간 치킨집은 교촌치킨이나 BBQ 같은 일반 치킨집이 아니라, 수원 통닭거리의 수원통닭 진미통닭의 지점이다.



"에미마, 후라이드 치킨 먹을까? 양념 치킨 먹을까? 반반 먹을까? 아니면, 옛날에 우리 먹어본 옛날통닭 먹을까?"

"옛날에 먹던 것."


그렇게 옛날통닭을 먹었다. 여기 옛날통닭은 같이 나오는 닭똥집이 맛있다.


"오빠, 카페 안 가도 되지?"

"응, 집에 가서 카누 타 마시자. 근데 말이야, 요한이 약국 간다고 했잖아. 약국은 오늘 일요일이라 문 닫았을 것이고, 그 건너편에 우리가 가끔 가는 '카페 마실' 있잖아."

"카페 가자고?"

"아니, 그냥 거기 카페가 있다고."



여기 카페는 2층에 있다. 이 카페에 특징은 좌식으로 앉을 수 있는 복층으로 되어 있는 공간이 있다. 아내는 보통 좌식 공간의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늘은 1층 밑의 공간으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다. 요한이와 이 카페에 온 첫날인데, 요한이가 떨어질까 봐 그런가 보다.


사진은 많이 찍지 못했다. 내 폰 배터리가 많이 없었기도 했지만, 아내가 틱톡 동영상을 찍고, 틱톡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활동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내는 나를 위해 밖에 나가고, 나는 요한이 생긴 이후에 심심한 아내의 코에 바람을 넣어주러 밖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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