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는 아내 에미마와 부모님과 논산 시골집에서 왕대추 농사를 같이 지었다. 계속 농사를 지을 생각도 없었지만, 달리 다른 일을 할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다 2020년에는 직업훈련을 받고 구직활동을 했다. 2021년부터는 지금 다니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아버지께서는 나에게 평생직장을 만들어 주시려고 왕대추농장을 만드셨는데, 지금은 부모님 두 분께서 농사를 지으시고 계시다.
어쩌다 문득 다시 다 내려놓고 시골에 내려갈까 생각도 해 본다. 전업농은 아니고, 지금 있는 왕대추농장 500평 하면서, 알바 프리랜서 하면서, 글 쓰며 살까 그런 생각도 아주 잠깐씩 해 본다.
나는 시골 생활을 좋아하지 않지만, 일 하는 게 팍팍할 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그렇지만 지금이 그대보다 좋다. 다만, 지금이 아닌 더 바라는 다른 삶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회사에 다니며 돈 벌고, 아들 요한이 키우고, 글을 쓴다. 그 외에 다른 하는 일이 있다면, 넷플릭스를 보고 게임을 한다.
어버이날 시골에 내려갔더니 길고양이가 우리 집 마당에다 새끼 4마리를 낳아놓았다. 어미는 사람 안 보일 때 와서 젖을 먹이나 보다. 사람 무서운 줄도 모르고, 막 돌아다니는데, 논두렁에 빠지면 아버지가 구해주신다. 사람 손 타면 어미가 새끼 죽인다 하여, 농기구를 이용해서 안전한 곳에 넣어둔다.
그냥 마음대로 다니게 두었다가 밟혀 죽을까 걱정되기도 하고 말이다. 고양이 녀석들이 아버지를 따르기도 하지만, 고양이들이 스스로 길에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잠시 부모님께서 돌봐주셔야 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