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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an 15. 2023

나의 종교


여자가 싫어하는 세 가지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이야기가 있다. 모든 여자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닐 것이고, 문제의 핵심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 그 이야기를 서술한 서사가 재미없기 때문일 것이고,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하는 남자의 심리는 그러니 너도 가서 축구해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가 자신이 살아오는 동안의 추억 중 인상적인 풍경이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군입대 3개월 만에 조울증에 걸려 군 병원에 입원했고, 군입대 6개월도 되지 않아 의가사 전역을 했기 때문에, 군대에서 축구한 추억은 없고, 군대에서 관심병사가 되고 정신적 괴롭힘을 당하고 조울증에 걸린 추억은 있다.


내가 글을 쓰며 나의 종교 기독교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유는,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나의 종교를 전도하려는 목적도 아니고, 나의 종교 기독교의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목적도 아니다.


내가 독실한 기독교를 배경으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의 배경에서 종교 이야기를 지우면 포토샵으로 무리하게 보정한 사진처럼 심심하거나 어색해지기 때문이다. 내 에세이에 종교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단지 나의 배경이 지극히 종교적이기 때문이다. 내 에세이의 배경에 조울증, 짝사랑, 국제결혼, 아내 에미마, 아들 요한이 등등이 있는 것과 같은 차원이다. 일부러 무리하게 종교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고, 일부러 무리하게 종교 이야기를 안 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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