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아들 요한이의 곁에서
나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본다
어제 금요일 저녁 아내 에미마의 동생은 인도 나갈랜드의 집으로 떠났다. 고향집에서 나갈랜드 집까지 버스와 기차를 갈아타며 이틀이 걸린다. 지금은 국경을 넘어 인도 기차역에서 대기 중이다.
오늘 토요일 오전 교회에 다녀왔다. 여기는 일주일 중 토요일 하루가 휴일이기 때문에, 교회도 토요일에 예배를 드린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어 보이지만, 여기 평일이 우리 휴일처럼 여유 있어 보이기도 한다.
아들 요한이가 지난밤에 열이 올랐다. 아기를 키우면서 가장 무서운 게 밤에 열이 오르는 것이지만, 아기가 밤에 열이 오르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한국에서 가져온 해열제를 먹이고 물수건으로 찜질을 해 주었더니 아침에는 열이 내렸다. 아내 에미마가 아들 요한이를 데리고 집에 남고, 나는 처가 식구들과 교회에 다녀왔다.
오후에 아내 에미마가 아들 요한이를 재우고 밑에 내려가 다른 일을 하고 쉬는 동안, 나는 자는 아들 요한이의 곁을 지키며 넷플릭스에서 《더 글로리》를 보았다. 사실 《더 글로리》를 처음 본 것은 유튜브와 틱톡에서 비디오 클립들로 띄엄띄엄 본 것으로부터였다. 요즘은 유튜브와 틱톡에서 드라마 비디오 클립들을 띄엄띄엄 보다 보면 클립과 클립 사이의 여백과 순서가 궁금해져 정주행을 하게 된다.
넷플릭스 한 달 구독료에 비교하여 내가 넷플릭스를 보는 양은 적다. 내가 보고 싶은 넷플릭스 드라마와 영화를 한 편 한 편 실비를 지불하고 볼 때보다 저렴하니 보는 거다. 글 쓰는 작가로서 내가 지금 글을 쓰는데 넷플릭스는 도움보다 방해가 되는 것 같다. 밀리의서재도 마찬가지다. 글 쓰는 자체를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끊어야 마땅하다. 구독료에 비해 적은 양을 보며, 그 적은 양 마저 나의 생각하고 글 쓰는 시간을 방해한다. 단지, 나의 정신과 정신이 담긴 뇌의 휴식을 위해 구독하고 있다.
휴식에도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소소한 재미와 쾌락을 위한 것이거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낼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