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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an 18. 2023

요 며칠은 처갓집에 멈추어 있다


나는 지금 네팔 처갓집에 있다. 수도 카트만두가 아닌 아내 에미마의 고향집에 있지만, 우리처럼 네팔에 잠깐 다니러 온 아내의 오빠는 우리를 네팔의 이곳저곳 좋은 데리고 다니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내가 누구에게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가 네팔에서 한 달을 살면 다니고 싶었던 곳에 우리를 데리고 갈 생각을 에미마 오빠는 하고 있었다. 아내의 여동생이 인도 나갈랜드 집으로 돌아가고 주말을 보내고 고향집을 벗어나 네팔의 좋은 곳으로 여행 갈 계획이었나 보다. 요한이와 아내와 나에게 콧물 기침이 찾아와 오늘까지는 집에서 쉬고 있었다. 집 근처 친척집에 가서 밥을 먹기도 했다.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나와 아내는 코가 나오고 기침이 나와도, 요한이만 괜찮아지면 다시 외출을 할지도 모르겠다.


집에 있다고 글 쓰며 쉴 수만은 없다. 일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처갓집 식구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고, 아내 에미마가 집안일을 하는 동안 낮잠 자는 아들 요한이 곁에 있어야 한다. 아들 요한이가 깨어있고, 엄마 에미마가 케어해 주지 못할 때는 내가 달래주어야 한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외삼촌, 사촌누나 모두에게 사랑을 받지만, 아들 요한이는 넘사벽으로 엄마 에미마를 찾고, 그다음으로 아빠 나를 찾는다.


자는 요한이 곁에서 어제까지는 넷플릭스로 《더 글로리》 Part I을 보았고, 오늘은 《사랑의 이해》를 시작했다.


아내 에미마는 내가 일 외에 먼저 가족과 시간을 보내주고, 시간이 나면 글을 내가 쓰고 싶어 하는 글을 쓰라고 하지만, 글이라는 게 어떨 때는 쉼 없이 몰아오고, 어떨 때는 오랜 가뭄처럼 오지 않는다. 글을 쓰는 사람만 아는 것일 것이다. 물론 혼자 글 쓰는 작업실에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9시 정시에 출근하여 6시 정시에 퇴근하는 작가도 드물게 있다고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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