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로 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다함 Jan 20. 2023

네팔에서 시설을 방문하고


아내 에미마가 이따가 어디 갈 거라고 했다. 좋은 데 가냐고 물었더니, 좋은 데는 아니고 어디 갈 거라고만 했다. 택시를 불러 갈 건데, 장인어른이 가시면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는 안 가고, 장인어른이 안 가시면 아내 에미마랑 아들 요한이도 간다고만 했다. 우리 세 식구와 아내의 오빠와 장모님과 택시를 타고 어딘가로 가서 장인어른은 안 오시나 했더니, 장인어른은 버스를 타고 오셨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조카 에스더가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것을 좋아해서 가족과 집이 없고 스스로 돌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 시설에 갔다. 돈을 내고 배식 봉사를 했다. 등록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 나라는 빨리빨리 우리나라랑 달라서 시간이 좀 걸린다. 배식은 우리가 밥을 퍼 주는 것은 아니고, 직원이 퍼서 카트에 올려다 놓으면 우리가 날라다 주었다.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이런 데서 사진 찍어도 되나 싶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직원이 사진을 찍으며 우리도 찍으라 했다. 돈 내고, 식판을 날라다 주고, 사진을 찍는 게, 여기 시설의 기부 프로그램인가 보다. 얼마를 냈는지는 모르지만, 아내가 거기에 밥 주러 간다 했으니 시설의 한 끼 밥 값 기부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돌아오는 길 근처 레스토랑에 가서 피자를 먹었다. 아내의 오빠가 나를 데리고 간 이유가, 우리 세 식구가 돌아가며 코를 흘리고 기침을 해서 며칠 집에 있어서 바람을 쐬게 해 주려던 것 같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요 며칠은 처갓집에 멈추어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