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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Feb 05. 2023

사진을 찍고, 마차를 타고, 카누를 타고

어두운 강변에서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다


처갓집을 떠나기 전전날이었다. 가족들과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여행을 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처갓집을 떠나며 장인어른과 장모님과 작별인사를 할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장인어른 장모님께서 우리 가는 것을 보신다고 같이 올라오셔서 지금은 출국을 앞두고 카트만두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오빠, 우리 예전에 갔었던 치트완 국립공원 다시 갈까?

- 응. 좋아.


우리가 막 결혼을 하고 양가 부모님과 함께 치트완 국립공원에 가서 정글 사파리 투어를 했다. 정글은 우거지고 아름다웠는데, 당시 정작 동물들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정글 사파리 투어라면 사슴이 뛰어 달려가고 호랑이가 뒤쫓는 그림이 보여야 하는데 말이다. 그림 같은 정글은 있었고, 정글 속에 동물은 없었다. 내가 다시 가고 싶었다기보다, 아들 요한이에게 좋은 구경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전에 가기로 결정했는데, 점심 먹고 요한이 재우고 두 시 넘어 출발했다. 비행기 시간처럼 시간이 픽스가 되어 있는 일정이 아니라면, 아들 요한이의 맞추어 일정이 유연하게 탄력적으로 조정된다. 요한이가 낮잠을 자면, 요한이가 깨는 시간이 출발 시간이다. 요한이가 깨고 두 시가 지나 출발했고, 멀지 않은 곳이라 해도 두 시간 걸려 도착하니 네 시가 되었다.



네 시가 되니 해가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사파리 투어든 뭐든 해 지기 전에 뭘 탈 수 있을까 싶었다. 간단히 간식을 먹고 뭘 타러 가나 했는데 사진만 열심히 찍기에 오늘은 사진만 찍으러 왔나 싶었다.



한창 사진을 찍고 마차를 탔다. 마차를 타고 정글에 들어간 것은 아니고, 관광지 입구 마을 한 바퀴를 돌았다. 마차에 내려 요한이는 장모님에게 맡기고 카누를 탔다.



여행의 마지막은 맛있는 저녁식사였다. 낮부터 강변에서 고기를 굽고 있길래,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누가 저걸 사 먹나 싶었는데, 어둑어둑해지며 강변에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기 시작했다. 우리도 바비큐와 식사를 시켰다. 낮에 강변에서 사진 찍으면서 먹고 싶었던 바비큐를 결국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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