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책쓰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밸런스 게임을 한다면 나는 책쓰기다. 글쓰기 책쓰기 둘 중 하나가 틀린 것은 아니다. 다를 뿐이다.
아직 한 권의 책도 내지 않았지만, 나는 글쓰기보다 책쓰기다. 나는 직장이 주가 아니고, 글이 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고, 아들과 아내와 시간을 보내고, 일상에 지친 나 자신을 위해 놀고 쉬다 보면, 글 쓰는데 제일 소홀해 진다. 글쓰기가 우선순위에서 가장 뒤로 밀릴 때가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 스트레스도 없고, 꿈과 희망과 내일도 없다.
가장 적은 시간과 에너지를 글 쓰는데 쓰지만, 내 마음에 주는 글이고 나머지는 부다.
그런 이유로 지금 나는 삶의 밸런스를 잃었다.
돈을 벌어야 하니 돈을 벌어야 한다. 아들이 잘 자라고, 아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밤과 주말에 집에서는 가족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방전된 내가 충전되기 위해, 놀고 쉬고 멍 때려야 한다. 그렇게 살아가면 갈등과 스트레스는 없는데, 글과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퇴고를 마치고 완성한 책이 있는 것은 아니나, 오래도록 써온 나의 첫 책의 초고는 있다. 나의 첫 책의 초고는 더 이상 브런치에 쓸 필요는 없다. 매거진과 브런치북으로 발행한 글을 바탕으로 나 홀로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주제로 하루 하나의 글을 써야 한다. 출판사에 투고하여 출간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투고한 글이 좋아야 하겠지만, 그 외에도 내가 지금 다른 글을 계속 쓰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