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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Feb 26. 2023

동대문 네팔 친구 딸 돌잔치에 다녀오다


네팔인 친구 B의 딸의 돌잔치에 다녀왔다. B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은행에 근무한다. 우리나라에도 외국인이 많으니 한국에 사는 외국인 상대 업무를 한다.



동대문에서 돌잔치를 했다. 한국 네팔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동네가 동대문이다. 동대문에는 네팔음식거리가 있다.



돌잔치를 한 식당의 이름이 '네팔태국음식점'이다. 식당 이름이 참 직관적이다. 이런 이름이 사실 좋은 이름이다. 식당명에 꾸밈이 없고 식당의 정체성이 정직하게 드러난다.


한국의 네팔 식당은 보통 인도-네팔-티벳 음식점이다. 내가 아는 인도-네팔-티벳 식당은 네팔인이 운영한다. 네팔-태국 음식점은 신박한 조합이다. 동대문역이니 가능한 조합일 것이다. 거기서 돌잔치를 한 이유는 2층에 연회장으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5시에 시작이니 3시 반에 출발하면 딱 맞겠다 싶었는데 아기 데리고 출발하다 보니 진짜 딱 3시 반에 출발했다. 길이 막혔고, 중간에 길을 잘못 빠졌고, 옆 차선의 덤프트럭은 끼어들 틈을 주지 않았고, 앞에 빨간 불이 들어와 어정쩡한 곳에 멈추어 있다가, 돌아가자 하고 빠졌다가 돌고 돌아 30분이 늦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식은 시작되지 않았다. 우리를 기다린 게 아니라, 돌잔치 아기가 낮잠을 잤다. 우리가 도착하고 주인공 아기가 잠에 깼다. 식을 위해 축복기도를 해주셔야 할 전도사님이 우리보다 더 늦으셨고, 얼떨결에 한국어로 기도할 수 있는 내가 대표기도를 하게 되었다. 대참사였다.


내빈 중 한국인 반 네팔인 반이라 한국어로 기도가 가능한 사람이 필요했다. 거기에 온 네팔인들은 한국에 사는 네팔인들이라 한국어를 유창하게 잘 하지만, 한국어를 잘하는 것이랑 한국어로 기도를 하는 것은 다르다. 한국어로 기도가 가능한 네팔인은 기도하는 게 직업이고 직장이 한국 교회인 전도사님 밖에 없었다.



짧게 식을 하고, 사진을 찍고, 밥을 먹었다. 우리 아기 요한이는 사진을 찍는데 지가 주인공인 양 맨 앞에 나와 앉아 사진을 찍고, 네팔 음악에 맞추어 흔들흔들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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