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B의 싸대기를 갈겼을 때, 명백하게 A가 가해자고 B가 피해자일 때, 항상 A는 나쁘고 B는 불쌍하고그렇지는 않더라. A는 개새끼이고 B는 씹새끼일 때도 있더라. A는 나쁜 놈이고 B는 미친 년일 때도 있더라.
B가 A를 악마라 할 때, 그리고 실제로 A가 악마일 때, B도 악마일 때도 있더라. 아니, 살다 보니 유유상종이라고 같은 것들이 머리끄덩이 잡고 서로 악마라고 드잡이 하는 경우가 태반이더라. 악마가 나타나면 천사는 대개 피해 간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거라지만, 세상에 무서운 독이 똥독이라 무서워서 피하는 것도 틀리지 않다.
적의 적은 동지라지만, 적의 적도 적일 때가 있더라. 아니 세상에 허다하더라. A가 B의 뒤통수를 갈겼을 때, 둘 다 똑같은 것들이라 하는 것을 항상 양비론이라 비난할 수 없다. 누가 더 나쁜지 내가 판사가 되어 한 사람의 손을 들어줄 필요는 없다. 때로는 아니 허다하게 둘 다 나쁜 것들인 경우가 있더라. 살다 보니그렇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