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게서 카톡이 왔다. K의 카톡을 읽기도 전 K의 형이 재발했구나 싶었다. K에게는 20년 가까이 조울증을 앓고 있는 형이 있다. K의 형이 지난번 재발하여 입원했을 때 나에게 연락을 해 왔다. 조울증을 조절하며 극복하고 잘 사는 이야기를 내 블로그에서 보았나 보다. 그때가 2021년 12월이었다. K의 형이 퇴원할 때 즈음인 2022년 2월 수원역 카페에서 만났다. K의 형을 만난 것은 아니고 K만 만났다. 형이 퇴원하면 가족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서였다.
그 이후 아무 연락이 없기에 잘 사나 보다 싶었다. 실제로 일 년 동안 재발 없이 잘 지내다 최근 재발했다. 약을 꾸준히 먹었는데도 이상 징후가 있었다. K 형 본인이 이상함을 느껴 본인이 먼저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며칠 사이에서 심해져서 K의 형이 갑자기 베트남에 갔다. K는 형을 데리러 베트남에 가면서 일 년 만에 나에게 카톡을 했다.
조울증 조절과 극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약을 꾸준히 먹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을 먹으면서도 조울증이 재발할 수 있다. 계절의 변화, 스트레스, 또는 별 이유 없이, 조울증은 재발할 수 있다. 다면, 약을 먹으면서 재발하는 것과, 약을 안 먹고 재발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약을 먹으면서 재발했을 때, 바로 병원에 가서 약물 농도를 조금 높여 조절하면, 입원하지 않고 외래로 조절이 가능하다. 약을 꾸준히 먹고 있을 때 입원을 한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바로 병원에 오면 짧은 기간 입원 후 퇴원할 수 있다. 약을 먹으며 관리할 때 조울증이 재발하면, K의 형처럼 본인이 먼저 이상함을 느끼고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있다.
- 형을 데려와 입원시킬 것인데. 최근 갔었던 병원에 가야 하나요? 아니면, 대학병원에 가야 하나요? 부모님은 시설 좋은 대학병원에 입원시키자고 하시고, 저는 기존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다니던 병원에 입원했으면 하고요.
이런 질문에 나는 항상 다니던 병원에 가라고 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학병원 말고 일반 입원병원에 보내라고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대학병원이 좋다. 나도 분당서울대 병원에 이 주 정도 입원해 있었는데, 일반 입원병원이 모텔이라면 대학병원은 특급 호텔이다. 그럼에도 내가 대학병원 보다 일반 입원병원을 권하는 이유는 그렇기 때문이다. 모텔은 싸고 특급 호텔은 비싸다. 대학병원은 입원비 감당 못 한다.
처음에는 안쓰러우니까 대학병원에 보냈다가, 얼마 지나면 입원비가 감당이 안 되어, 적정 약물 농도를 찾지도 못하고 충분히 안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를 데리고 나오는 경우가 생긴다. 그리고 조울증은 장기전이다. 병원에서 퇴원하고 외래 잘 다니고 약 잘 먹으면서 한 동안 잘 지내다가도, 일 년 후에 어떤 이유로든 재발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어 자유롭게 돈을 쓸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면 대학병원 보다 일반 입원병원을 보내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