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한 Oct 20. 2020

브런치병에 걸렸다: 방송작가 미세스 조의 직업병 1

꼭 그래야만 속이 후렸했냐?(1)

브런치를 시작한 지 2주일째.

오늘도 '통계' 목록을 탭 하는 나의 손가락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매주 온에어가 되면 시청률을 확인하던 못된 버릇이다.

징징~ 알람이 울려대면,


조회수 1000 돌파
2000 돌파, 3000 돌파
.
.
.
뭐지? 어떤 글이 반응이 좋은 거지?


또 그걸 굳이 확인한다.


쓰고 싶은 글을 쓰겠다고 브런치에 가입했던 첫 동기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직업병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조회수와 라이킷이 상승하는 글의 패턴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오~, 사람들이 이런 류의 글을 좋아하는군!


상승하는 조회수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까지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또다시 드는 회의감.

나는 분명.... 쓰고 싶은 글을 쓰겠다고 했다.

남들이 좋아하는 글이 아니라, 쓰고 싶은 글을!!


그러다 1주일쯤 지나자, 다른 브런치 작가님들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남들은 언제부터 조회수가 올랐지?"

....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려고 브런치를 시작했다. 젠장.




조회수에 이어 또 다른 직업병이 스물 거리며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루라도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으면 불안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새 작품을 기획 중인 내게 브런치는 먹고사는 업이 아니었다.

분명 시작은 그러했다.

그런데, 나는 도대체 뭘 기대하고 이토록 브런치에 열심인 거지?

심지어 평소에 그리지도 않던 그림까지 그려대고 있으니, 이거야 말로 주객전도가 아닌가.


답답한 마음에 나는 또 다른 브런치 북을 목표로 새 글을 시작했다.


꼭 이래야만 속이 후련하냐?


매일 시청률이라는 전쟁 속에서 치열하게 콘텐츠를 생산하는 수많은 방송쟁이들의 노고를 기리며.

'방송작가 미세스 조의 브런치병'이라는 글을 시작으, 수많은 우리들의 직업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