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영상은 잘된 줄 알았다

냠냠서랍 유튜브 성장일기 #2

by 다희희

지난 글에서 첫 쇼츠 영상, '다이제 우도땅콩맛' 리뷰가 조회수 2,200회를 기록했다고 썼다.
첫 영상치고는 솔직히 꽤 괜찮은 출발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마음 한구석이 조금 들뜨기도 했다.

정말 잠깐이지만,
‘어쩌면 나한테 재능이 있는 걸지도?’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신난 마음으로 유튜브 스튜디오 앱을 열어 상세 데이터를 확인한 순간,
진짜 성적표는 처참했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와 실제 조회수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조회수는 2,200회였지만, 끝까지 본 사람의 비율, 그러니까 완주율(참여도)은 25.5%에 불과했다.
유효 조회수, 즉 영상을 끝까지 본 사람은 약 590명 정도라는 뜻이었다.

더 뼈아팠던 건 평균 시청 지속 시간이었다.
32초짜리 짧은 영상인데 평균 시청 시간은 14초.
절반도 채 보기 전에 많은 사람이 화면을 휙휙 넘겨버렸다는 냉혹한 현실이 그래프로 떡하니 찍혀 있었다.


숏츠 세계에서 중요한 건 단순히 몇 명이 봤느냐가 아니었다.
'얼마나 오래 내 영상에 머물렀냐'가 훨씬 중요했다.


실패의 이유를 마주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데이터를 노려보며 패인을 분석했다.

돌이켜보면 이유는 의외로 분명했다.

첫 번째 패인은 과한 욕심이 부른 '시선 분산'이었다.

나는 첫 영상에서 욕심을 너무 많이 냈다.
국내 시청자도 잡고 싶었고, 해외 시청자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화면 위에는 영어 자막을 넣고, 아래에는 한국어 자막을 넣었다.
당시에는 나름 영리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방법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반대였다.


내 영상의 진짜 매력은 바삭한 단면, 포장 뜯는 소리,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등 '예쁜 과자의 비주얼'에 온전히 집중하게 만드는 깔끔함이어야 했다.

그런데 자막이 화면의 위아래를 가득 채우면서 정작 진짜 주인공이어야 할 간식이 눈에 덜 들어오게 됐다..


두 번째는 '알고리즘의 대혼란'이다.

한국인을 위한 것도, 완벽한 해외 타깃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

유튜브 알고리즘 입장에서도 "이 영상을 도대체 누구에게 띄워줘야 할까?" 하며 길을 잃었을 게 뻔했다. 한국어 설명에 영어 자막을 얹은 영상은, 한국인을 위한 영상도 아니고 완전히 해외 시청자를 위한 영상도 아니었다.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욕심을 많이 담는다고 해서 더 좋은 콘텐츠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짧은 영상일수록 더 분명해야 했다.
누가 봐야 하는지, 어디를 봐야 하는지,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


결국 글로벌 타깃이라는 거창한 포부는 깔끔하게 접기로 했다. 대신 타깃을 아주 뾰족하게 좁혔다.

전 세계의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나처럼 디저트와 신상 간식에 진심인 2030 세대.

편의점 신상이 나오면 괜히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사볼까 말까 잠깐 고민하는 사람들.
실패하기 싫어서 후기부터 찾는 사람들.

내 채널도 그런 사람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어졌다.


광고처럼 제품을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사 먹어본 사람이 “이건 괜찮다” “이건 굳이 안 사도 된다”라고 말해주는 쪽에 더 가까운 채널.
조금은 솔직하고, 조금은 가볍지만,
그래도 취향과 기준은 분명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


대결구도의 시작, 신상 vs 원조


타깃이 선명해지자 콘텐츠 방향도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단순히 간식 하나를 리뷰하는 걸 넘어, 시청자들이 진짜 궁금해할 포인트를 긁어주기로 했다.

그렇게 떠올린 게 ‘대결 구도’였다.
그중에서도 초반에는 신상과 원조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방식에 집중하기로 했다.

예전부터 나 역시 편의점 매대에 놓인 신상을 볼 때마다 생각했었다.

"저거 그냥 반짝 유행 타려고 만든 거 아냐? 결국 원조가 더 맛있는 거 아니야?" 쏟아지는 신상을 매번 다 사 먹어볼 수는 없으니, 실패하기 싫어 늘 먹던 '아는 맛'을 안전하게 선택하곤 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새로 나온 제품이 정말 기존의 익숙한 맛을 이길 수 있는지.
그 질문은 나에게도 꽤 흥미로웠고,
보는 사람에게도 궁금증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두 번째 콘텐츠가 나왔다.
신상 말차 호빵과 원조 단팥 호빵의 대결.

첫 영상에서 처참했던 시청 지속 시간을 조금은 만회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번에는 알고리즘이 조금 더 선명하게 내 영상을 이해해 줄지,
나도 꽤 궁금한 마음으로 두 번째 영상을 올렸던 것 같다.

야심 차게 준비한 이 두 번째 영상은 처참했던 시청 지속 시간을 극복하고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을까?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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