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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희희 Jan 15. 2024

백수로그 02)퇴사한지 한달. 바리스타 자격증 따려구요

제일 힘든 건 조팝인 자신을 참는 일

백수가 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12월 20일부로 백수였으니 정말 한 달인데, 체감하기로는 2-3달은 더 된 것 같다.

퇴사하고 2주 가까이는 여전히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 뭐해먹고살지?라는 불안감, 남들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는 초조함 등

계속 마음속에서는 불안감이 콩닥콩닥 자리 잡고 있었다.


뒤쳐지고 있다고 느낀다면, 무언가를 빠르게 시작하면 된다!

일단 해보고 싶었던걸 이때 빨리 다 해보자는 마음에 시작한 게 바로,

바리스타 자격증이다.


나는 퇴사를 하면서 결심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회사원에서 벗어나기다.

퇴사 후 하고 싶었던 것은 카페창업.

카페창업을 마음먹은 계기나 마음가짐은 기회가 되면 따로 글을 쓸 생각이다.


일단은 카페창업을 위한 준비단계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 보기로 했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창업은 개인카페보다는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에 자격증은 크게 의미가 없다.

자격증 따는 것보다 카페에서 알바를 하루라도 더 해보는 게 더 도움이 되기는 할 것이다.

다만, 현재는 나이도 많은 데다가 카페 경험도 10년 전 캐나다에서 잠깐 아르바이트해 본 게 마지막이라,

바리스타 자격증을 먼저 따보기로 했다.

커피에 대한 감을 잡기에도, 카페 취업에도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내가 준비하는 자격증은 SCA LV.2 Intermediate.

국제 바리스타 자격증이고, LV.1 Foundation보다 한 단계 윗 레벨인 자격증이다.

자격증반 수업은 약 3주간 진행되는데,

지금 1주일 해보고 나니 3주 안에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실력이 될지 매우 초조해진다.


* * *

첫날은 이론에 대해서만 공부했고,

둘째 날부터 머신 분쇄도 조절하는 법이나 에스프레소 추출(도징, 레벨링, 탬핑 등), 우유 스티밍을 반복해서 연습했다.

셋째 날부터는 바로 라떼아트 수업에 들어갔는데,

이놈의 라떼아트가 문제다!!!


안타깝게도 라떼아트 첫날, 실업급여 필수 수급교육이 잡혀 있어서 부득이하게 결석을 하게 되었는데,

안 그래도 미숙한 실력에 수업까지 빠지니 다른 사람들보다 한참 뒤처지고 있다.

첫날

둘째 날


위에는 내가 라떼아트 배운 첫날, 아래가 둘째 날이다.

가장 기본인 하트조차도 제대로 만들기가 힘들다.

수업(4시간) 동안 계속 반복해서 라떼아트를 연습하는데,

운이 좋으면 모양이 잘 나오지만 안정적이게 하트를 계속 만들기가 쉽지가 않다.


실기시험은 라떼아트를 못해도 최소 2개는 완벽하게 그려내야 한다고 한다.

그림이 안 나왔다고 다시 라떼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라,

할 때마다 100% 확률로 예쁜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위에는 바로 오늘 오전에 찍은 셋째 날 사진이다.

뭔가 전혀 발전이 없어보인다.

2단 하트도 연습하기 시작했는데, 전혀 모양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2단, 3단을 넘어서 백조나 다른 멋진 문양도 연습하는 중인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이 정도로 못할 줄은 몰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진아트나 다꾸를 평소 취미로 즐겨왔고,

십자수나 뜨개질 등 손으로 하는 취미생활을 좋아해서 손재주가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라떼아트는 내 생각보다 더 어렵고, 유독 내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계속하다 보면 늘긴 늘겠지...

오늘 쓴 나의 한탄글이, 나중에는 웃으면서 다시 읽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며칠 했다고 바로 숙련될 정도의 기술이면,

애초에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빛을 보기 힘들었을 거다. (라떼아트 대회도 있고...당연히 어렵겠지.....)


원래 성인 되고 취미건 일이건 간에, 새로운 뭔갈 하면서 제일 힘든 건 조팝(..)인 자신을 참는 일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앞서가는 것 같고, 어디서 본 것도 많아서 눈은 높은데,

초보니까 아무것도 못하는게 당연하다.

조팝인 자신을 참을 항마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나아갈 수 있다!

다음 글에는 멋지게 실기시험 통과하고 자격증 딴 후기로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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