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hl Jan 28. 2020

넷플릭스 오리지널 <블랙미러> 에피소드 총정리 1

끝나지 않은 <블랙미러> 이야기

*. 스포방지를 위해 자세한 내용없이 감상 위주로 적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스포를 위해 민감하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브런치×넷플릭스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에 참여하며 아쉬웠던 점이 있다.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너무 많은데, 그 중 일부만 글로 남길 수 있었다는 것! 이제와 변명하자면 물리적인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그보단 모든 에피소드에 대해 장문의 글로 완성할만큼 할 말이 많진 않았다.


그러나 한 편의 글이 아니라, 그저 몇 마디 정도만 거드는 거라면? 모든 에피소드를 다룰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펜을, 아니 엄지를 들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순위와 함께, 블랙미러 리뷰를 시작하겠다.



1  블랙 뮤지엄

일단 이스터 에그(easter egg)가 가장 많은 에피소드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 다른 에피소드를 볼 때 '아, 저거~!' 하고 반가울 수 있다. 하지만 그건 곁다리 재미고, 기본적으로 그 안에 등장하는 작은 이야기들이 하나 같이 다 재밌고, 충격적이다. 끝난 줄 알았는데 또 나오는 반전까지 최고!


2 신의 모든 순간

개인적으로 블랙미러의 여러 시즌 중 시즌1의 구성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 기술을 발전시키고 또 그 기술을 이용하는 건 인간이지만, 그런 인간의 생각과 심리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예상 가능한 미래의 어두운 면을 그리지만, 뻔한 결말을 결코 뻔하지 않게 끌고가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3위 USS 칼리스터

에미상에서 최고 tv 영화상, 각본상 등을 수상해 유명세를 탄 에피소드 중 하나로 여러 주제들이 혼합되어 있다. 스타워즈 같은 SF 요소에, 게임을 좋아하는 덕후, 그리고 코딩만 할 줄 아는 쑥맥 개발자까지. 어디까지나 영화가 아닌 티비 컨텐츠이기에 비주얼은 B급이지만, 그 내용은 과연 A급이다.


4위 스트라이킹 바이퍼스

나와 남자친구의 연애는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를 보기 전과 후로 나뉜다. ㅎㅎ 오랜 두 친구 대니와 칼이 같이 게임을 하며, 전에 없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는 이야기. 남자친구에게도 칼과 같은 절친이 있어, 그 친구랑 만난단 얘길하면 내가 항상 외치는 말이 있다. "둘이 게임은 하지마!" 왜 그러는지 궁금하다면 이 에피소드를 볼 것.


5위 주와 돼지

애정하는 블랙미러 시즌1의 첫번째 에피소드로, 이후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통틀어 가장 충격적이고, 강렬하다.(비위가 약한 사람은 피해야 할지도) 공주라는 상징적인 존재를 이용해 한 나라, 그리고 그 안의 한 가정을 파괴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 발전된 기술을 다루는 부분은 약하지만, 낯설지 않은 군중심리에 강력한 한 방을 날린다.


6위 이트 베어

블랙미러 에피소드를 반전으로 줄 세운다면 이 이야기를 선두에 세우고 싶다. 뭐가 뭔지도 모른채 주인공과 함께 정신없이 쫓기다, 어느 순간 누가 더 나쁜지 판단하기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되는 이야기.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 택일이 힘든 상황에 의문이 남는다.


7위 스템의 연인

첨엔 '이게 뭐야?'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이 사랑꾼의 눈에서 하트가 뿅뿅-나오게 한 에피소드. 듀오나 가연같은 결혼정보회사가, 미래엔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발전해 인연을 주무른단 설정이다. 하지만 결말은 꽤나 말랑하고 감동적이니, 앞부분이 좀 거북해도 끝까지 볼 것을 추천한다.  


8위 돌아올게

보통 영화에서 '다음에 봐', '꼭 돌아올게' 등 미래를 기약하는 말은, 곧 죽을 인물의 마지막 대사로 쓰인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글쎄... 이걸 맞았다고 해야할지, 틀렸다고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해리포터, 어바웃 타임, 그리고 스타워즈까지 여러 걸작에 출연한 배우 도널 글리슨이 나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지만, 누군가에겐 과한 찝찝함을 남길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9위 화이트 크리스마스

<화이트 베어>에 이어, 충격적인 반전으로 따지자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에피소드. 오두막에서 옛 추억을 나누는 두 남자의 모습이 퍽 따뜻하지만, 가족 영화도, 로맨스물도 아닌 블랙미러 이야기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죄를 지은 사람에게 적절한 벌은 뭘까, 받은 대로 갚아줘야 할까, 아님 피해자보다 더한 고통을 느끼게 해줘야 할까. 생각해보니 <화이트 베어>와 제목 말고도 비슷한 구석이 많다.


10위 악어

평범한 제목에 꽤 나중에 봤던 에피소드 중 하나지만, 다른 에피소드들과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어 신선했다. 한 순간의 치기였고, 술에 취해있었고... 나쁜 행동을 뒷받침할 변명은 많지만, 가장 중요한 건 당신이 누구냐는 것. 결국 죄는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그렇기에 죄만 미워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근데 왜 제목이 '악어'인 걸까?


11위 핫샷

<당신의 모든 순간>, <공주와 돼지>와 함께 블랙미러 시즌1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핫샷. 처음엔 이 에피소드가 참 좋았는데, 나중에 다시보니 그 감흥이 좀 줄었다. 빙의 결말이 좀 억지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뭔가 디테일한 무언가가 더 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처음이라면 (그리고 영화 <헝거게임>을 보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을까?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동물원을 좋아하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