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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hl Mar 23. 2020

직장인 주말 활용기 : 노션으로 완성한 나만의 서재

책 <한 권으로 끝내는 노션>을 읽고


지난 목요일 아침, 언제나처럼 침대에서 미적거리며 간밤에 온 연락은 없는지, 카톡, SNS, 메일을 순서대로 확인했다. 그런데 어랏, 노션의 CEO 이반(Ivan)으로부터 온 메일이 있었다.


Notion for remote work
Hi dahl,
If you're like us, you're probably just getting used to working at home. Notion went full remote last week to help contain COVID-19 here in San Francisco, and we figured we weren't alone in trying to stay connected and on track. So, a couple of our engineers spent the last week building features to make collaborating at a distance even easier.


코로나로 노션도 지난주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으며, 떨어져 일하면서도 긴밀함을 잃지 않기 위한 노션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한단 얘기였다. 개인적으로 쓰는 에디팅 툴로만 생각했는데, 업무용 협업 툴로도 사용될 수 있단 사실을 깨닫고 놀랐다. 그리고 서재 한편에 놓인 책을 떠올렸다.



한 권으로 끝내는 노션 : '일잘러'들의 생산성 향상 비법


<한 권으로 끝내는 노션>

책을 펴고 일단 목차를 살폈다. 노션을 설치하고 가입하는 것부터 가장 기본인 블록을 생성하고, 사진, 미디어등을 삽입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법까지 실전에 필요한 항목들이 step-by-step으로 적혀있었다. 나만의 서재 만들기, 포토 갤러리 만들기, 심지어 다이어트 다이어리 만들기까지 노션은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동안 해야지-해야지- 하다 결국은 손도 못 대고 있는 일들이 생각났다. 바로  '밑줄 쟁여두기'. 책을 읽어도, 다 읽고 돌아서면 남는 게 없는 것 같은 독서 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기억하고픈 글귀들을 따로 모아두는 아카이브를 만드는 일이었다. 다시 읽어보고 싶을 땐 밑줄 친 내용들만 빠르게 볼 수 있고, 글을 쓸 땐 영감을 떠올릴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터였다.




밑줄 쟁여두기 (a.k.a 나만의 서재)


달콤한 커피 한 잔을 타서 오른쪽에 두고, 왼쪽엔 책을 펼쳐 놓고 자리에 앉았다. 먼저 메모장, 에버노트 등에 산발적으로 저장되어있는 오래된 기록을 소환해야 했다.


다른 서비스 데이터 가져오기 (p. 273)

노션의 import 기능을 활용해 에버노트(Evernote)에 있는 글 목록들을 가져왔다. 일반 소설부터 실용 경제서, 자기 계발서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책으로 해소한 과거의 내가 보였다.



독서 일지 - 세부 페이지 만들기 (p.175)

원래는 독서 일지를 만드는 법을 따라 하는 코너인데, 입맛대로 필요한 부분만 골라 쓰기로 했다. 내 경우엔 이미 읽은 책과 글귀들이 정리된 자료를 에버노트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바로 properties를 설정하기로 했다.


Link 대신 Upload를 선택해 다운로드한 이미지를 직접 올려도 된다

그런데 책 표지를 커버로 설정하기 위한 부분이 조금 어려웠다. '인터넷 서점의 책 표지 주소를 설정합니다.'라고 되어있었는데, 실제로 예스 24에서 책을 검색해 표지 사진에서 우클릭으로 주소를 다운로드하여 Link에 넣어도 표지는 그저 흰 공백으로만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로컬에 이미지를 다운로드하고, upload 하는 형식으로 해결했다.


내 서재 만들기 (p.184)

그런데 완성된 서재가 좀 이상했다. 책 표지가 잘려있는 부분들이 보였는데, 조금 더 읽어보니 card preview를 위해선 card size를 medium이 아닌 small로 하고, Fit image를 On으로 설정해줘야 한단다. 그렇게 뷰의 properties 설정을 찾아 다시 한번 카드의 사이즈를 조정해, 나만의 서재를 완성했다.


표지가 3분의 1밖에 보이지 않았다
표지 전체가 다 잘 보인다. (title도 살짝 바꿨다 ㅎㅎ)

그동안 그래도 많은 책을 읽었구나- 란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고, 한 편으론 노션과 <한 권으로 끝내는 노션> 책 덕분에 이렇게 주말 동안 알차게 그동안의 기록도 정리했단 생각에 뿌듯했다.



일요일 오후에 달성한 소박한 버킷 리스트


<한 권으로 끝내는 노션>이 서두에서 말했던 노션의 장점이 있다. 하나는 정보를 한 곳에 모아 처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예쁘다는 거였다. 전자는 그렇다 치고, 예쁘다고? 그게 장점이란 건가? 살짝 의문이 들었었다.


하지만 만들고 보니 정말... 예쁘다! 그저 몇 시간 동안 책을 펴놓고 따라한 것뿐인데, 너무 그럴듯한 서재가 만들어졌다. 모양새가 좋아서 그런지 버킷 리스트 하나를 끝냈다는 생각도 든다. 다른 작가들이 책에서 읽은 좋은 글귀들을 모아놓고, 글이 잘 안 써질 때마다 꺼내본다는 말을 듣고 언젠간 나도 만들어야지- 했는데... 이젠 내게도 그런 보물상자가 생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읽었단 사실도 잊고 있다, 이번에 서재를 만들며 발견한 책 <버킷 리스트>에서 밑줄 그었던 내용 일부를 적으며 끝맺음을 하려 한다. 현실에 치여 미뤄뒀지만 정말 중요한, 지금 꼭 해야 하는 일이 뭔지를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

아내와 함께 낚시를 가고 싶다

설악산을 오르고 싶다

친구들과 밤새 수다를 떨고 싶다  

그동안 고생만 한 아내에게 면사포를 씌워주고 싶다

3분만 속 시원하게 웃고 싶다

죽기 전에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사과 한쪽을 먹고 싶다  

블랙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다  

시원하게 똥을 한 번 누고 싶다  




*. 표지 사진 : Photo by Ed Roberts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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