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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Jan 16. 2024

존경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

성장을 위한 시도

 우리가 성장함으로써 세상도 성장한다. 우리의 세상에 많은 것이 채워지면 채워질수록 세상에 보이는 것이 늘어난다. ’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은 꽤나 철학적이다. 당연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마인드셋’이라는 책을 알고 있는가. 예전에 나왔던 책을 읽었을 때도 많은 공감이 들었고 여기에 나온 대로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싶단 생각은 했지만 생각에 그쳐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을 이번에 읽어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던 중 우연찮게도 아버지에게서 선물을 받았다.


 내가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가진 이유는 무엇인가. 이미 이의 전 모델을 모두 읽고 맛보아놓고서 10년 이후에 나온 조금의 개정을 더한 책을 굳이 다시 사서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10년이란 시간 동안 이 연구진들이 내놓은 결과가 단 한 줄일지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효과적으로 남겨두지 않았겠는가. 그 한 줄을 위해서라면 이 책 한 권을 읽는 시간과 돈은 아깝지 않다.


 난 분명 세상은 자란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성장하면서 많은 것을 얻어도 다 채워지지 않는 것이며 이를 다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넓어진 세상에 나의 것을 채우며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늘려가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헌데 이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세상이 자라면서 채워지는 것이 생겨났을 때 점점 좁아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 무한한 성장이라 생각했던 것이 점점 로그함수처럼 성장세가 꺾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착각의 시작으로 내 시야가 좁아지고 나는 단순히 넓은 세상을 거닐던 작은놈에 불과했었다는 사실에 집중한다. 나에게 성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분명 나는 꾸준히 성장했다. 그 속도가 어떻든 세상은 내가 성장하는 만큼 커지고 그 속에 내가 얻은 만큼 채워진다.


 그렇다면 남은 공간의 파이는 일정했어야 하는데도 왜 점점 채워진 것에 눌려 보이는 것이 줄어들었을까. 위에서 말했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나는 어릴 적에 내가 아는 사실을 남들은 모르고 나의 지식은 세계에서 인정해야 할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나 둘 모르는 것을 배우고 익혀갈 때면 어떻게 하면 이런 발전을 이룰 정도로 사고하고 실천하는 가에 대한 존경심이 생겨난다.


 존경, 참 좋은 단어지만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히 포기해야 할 마음이다. 우리가 존경하는 이유는 ‘내가 닿지 못할 곳에 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 가능성이 크다. 왜 스스로를 그 사람처럼 될 수 없으리라 단정 지어야 하는가. 그 사람보다 빨리, 더 높이 오르지 못할 수는 있더라도 그 영역이 온전한 재능의 영역이 아닌 이상 당신의 성장가능성은 보이는 곳까지 충분히 열려있는 것이다. 23년도 WBC 결승전 직전에 오타니 선수가 했던 연설 중에 제일 인상 깊었던 내용은 ‘동경하는 것을 그만둡시다.’라는 내용이었다. 그들에게 미국의 메이저에서 뛰는 유명한 선수들은 무엇인가? 자신이 바라는 최고점에 당당히 올라서 있는 드높은 사람들이다. 어떻게 이들을 존경할 수 없는가. 하지만 오타니는 그들을 넘어서야 할 존재임으로 단순히 그렇게 동경만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뱉었다.


 진작에 그의 뛰어난 마인드셋과 멘탈리티를 알고 있었지만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그는 정말 모든 것에 진심으로 임하며 자신의 발전에 가장 도움이 될 것들을 찾아서 살아간다. 그야말로 성실한 삶이다. 이런 사람을 보면서 예전에 읽었던 책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 책의 개정본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읽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내 시야가 좁아진 이유는 이것이었다. 어느 순간 나는 나에게 한계를 명확히 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커졌고 이루지 못할 성공을 수두룩하게 나열할 수 있었다. 모든 것에 존재하는 재능을 시기하고 동경했으며 나에게 주어진 현실을 한탄했다. 나는 이 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란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 책을 한 권 읽는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성장이나 확실한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허나 단 한 줄을 얻어내어 내 머릿속에 박아놓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발전을 이끌어 내주리라 믿는다.


 나의 세상은 넓다. 이곳에 채워 넣은 것은 지난 세월이 증명한다. 내가 넣은 것은 내가 관리할 수 있어야 하고 내가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좀 더 나를 알아가야 하고 세상을 알아가야 한다. 남은 시간이 있는 이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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