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떠올리게 해 준 사직동 그 가게

한국에도 짜이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

by 매실


인도를 떠올리게 해 준 '사직동 그 가게'

한국에도 짜이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



인도는 나의 첫 배낭 여행지였다. 독특한 문화에 매력을 느꼈지만, 처음부터 좋진 않았다. 특유의 향이 싫었고 소음으로 어지러웠다. 기차역에 가기 위해 릭샤를 탔는데 기사님은 우리를 여행사로 데려갔다. 여행사에서는 짜이(인도식 밀크티)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예약한 기차는 예약된 게 아니야. 우리를 통해야 예약이 확정돼" 그 말에 속아 예약된 기차를 한 번 더 예약하고 이후 일정인 기차, 숙소까지 지불했다. 많은 돈을 썼지만 그 덕에 만났던 순간은 대부분 즐거웠다. 사기마저 즐겁게 만든 곳, 인도. 짜이는 인도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한국에도 짜이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 '사직동 그 가게'는 내가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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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올 수밖에 없는

매력


Q: 사직동 그 가게에 있으면 인도에 있는 기분이에요. 이 공간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여기는 록빠(친구 또는 돕는 이라는 뜻) 단체에서 운영해요. 본부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주 활동을 하고 있어요. 거기가 티베트 임시 망명정부거든요. 거기서 거주하는 티베트 난민의 자립을 지원하는 단체고 여기에서 나온 모든 수익금은 티베트 지원하기 위한 수익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Q: 곳곳에 있는 속담이나 사진, 소품을 보면 이 공간의 콘셉트를 알 것 같아요.


지금 티베트 문화가 많이 사라져 가고 있어요. 언어도 없어져 가고. 여기 공간의 이미지들은 티베트의 문화를 손님들에게 알렸으면 좋겠고 티베트의 젊은 예술가들의 활동을 많이 알렸으면 했어요. 그래서 이미지가 티베트 속에 있는 분위기예요. 티베트의 가정집 같은 분위기로 만들어져 있어요. 무료 탁아시설, 여성 수공예 작업장, 어린이도서관, 가게, 카페 4가지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소품은 티베트 여성분들이 만든 소품들이에요.


Q: 골목 위쪽에 있는데 대부분 손님들은 검색해서 오시는 편인가요?


그 가게 짜이집에서 유명한 건 역시 짜이예요. 한국에서 운영하는 짜이가 현지에서 맛보는 것과 비슷한 가게가 별로 없잖아요. 짜이로 유명해서 그런지 여행자들이 많이 찾아와요. 인도나 네팔 여행 다녀와서 짜이가 그리우면 마시러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


Q: 이곳에 오셨다가 봉사하게 된 분도 있나요?


그럼요. 많아요. 여기는 매니저와 자원활동가로 운영되고 있어요. 공간이 좋아서 자원 활동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어요. 카페와 매장에서 가게를 지키고 짜이를 끓이는 것부터 알려줘요. 저희가 행사도 운영하는데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는 포스터를 만들어주거나 글을 잘 쓰는 친구는 글을 써주면서 각자 할 수 있는 분야들을 풀어나가기도 해요. 요리 좋아하는 사람들을 여기서 요리를 배워서 가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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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만남


Q: 매니저님은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20대 때 인도 여행을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티베트 문화를 접하게 되었고 그 문화에 매료되었던 것 같아요. 그 뒤로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와서 직장을 다니다가 우연히 이 근처로 이사 왔어요. 지나가다가 짜이라고 적혀있어서 마셔봤는데 인도에서 마셨던 맛과 너무 비슷한 거예요. 그래서 자주 찾았던 곳이 되었어요.


제가 도서관 사서를 하다가 귀촌 귀농에 관심이 있어서 시골로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때가 있었어요. 여기 사직동 그 가게에서 여러 커뮤니티가 있는데 그중에 농사짓는 모임이 있었죠. 농사를 직접 지어서 음식에 넣을 재료를 만드는 모임의 멤버였다가 시골로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매니저가 필요하다고 해서 시작했어요. 3개월 정도 하려 했는데 4년 동안 하고 있네요. 직장에서 겪었던 조직과는 다른 경험과 다른 에너지여서 쭉 해왔던 것 같아요. 매니저를 하고 나서 알게 되었는데 전에 홍대 세이브 티베트 페스티벌을 본 적이 있어요. 그때 록빠가 처음 생겨나고 페스티벌을 홍대에서 열었던 거예요. 몰랐는데 록빠에서 기획했던 것들이더라고요. 인연이 이렇게 연결되어있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Q: 이름 탄생이 궁금해요. 그 가게 짜이집, 사직동 그 가게. ‘그’가 의미하는 게 있을 것 같아요.


전혀 없어요. 그냥 자원활동가들끼리 모여서 이름 짓다가 “여기 사직동이잖아, 그 가게 하자”라고 지었는데 다들 재미있어했어요. 처음 이 공간에서 짜이 집을 하게 되고 3년 하다가 카페로 옮겨가서 가게(샵)와 카페를 분리했어요. 그때도 “그 가게고 짜이 집이니까 그 가게 짜이집 해” 하면서 지었어요.


Q: 이 공간이 골목에 있어서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여기가 예전 문방구 자리였어요. 이곳이 한적해서 선정한 것 같아요. 여기서 활동하는 친구들의 취향이 번잡하기보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도시적이고 바쁘고 사람이 많은 것보다. 동네를 보다가 ‘아, 여기다’ 싶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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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

그 가게


Q: 티베트의 삶이라던가. 후원하는 방식에 대해 알려주세요.


가게에서 함께 하는 활동이 있고, 짜이 한 잔을 마시거나 소품을 구매하면 운영비를 제외한 수익금으로 티베트를 지원할 수 있어요. 작업장, 탁아소, 도서관 등 1대 1 후원이나 한 달의 한 번씩의 후원 방식에 대한 것도 있고 재능 기부에 대한 일이 있어요. 웹진도 발간하고 있어요. 여기는 한국이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인도 다람살라여서 거리가 있잖아요. 지금 하는 자원 활동이 다람살라에서 어떻게 도움이 될지 괴리감이 있을 수 있어서 웹진을 만들게 되었어요. 한국과 다람살라 록빠의 이야기들을 모아서 글을 쓰고 있어요.


Q: 사직동 그 가게는 어떤 사람이 찾아오는 공간이었으면 하나요?


개인적으로는 문턱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도 자유롭게 드나들었으면 좋겠고, 어떤 특정 마니아층이 이곳을 찾지만 그 속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 갈 수 있는 분위기요. 지금은 이곳 취향이 호불호가 있어서 문턱을 높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예술, 음식을 접하면서 좀 더 다양한 친구들에게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는 업사이클 워크숍을 만들거나 한 달의 한 번 <유목민의 밤>이라고 소소한 공연도 하려 해요. 활동가 친구 중에도 기타를 연주하고 싶다 하는 분들을 위해 공간도 마련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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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심플 10월 '취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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