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를 풀어내는 방식과 좋아하는 소리가 있는
가사를 풀어내는 방식과 좋아하는 소리가 있는.
고등학교 때 점심시간이 되면 순위 TOP 10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즐겨봤다. 춤을 따라 추는 친구도 있었고, 가수가 입고 있는 옷이나 화장으로 대화를 나누던 친구도 있었고, 이어폰을 꽂고 다른 음악을 듣는 친구도 있었다. 그땐 틀어져 있는 음악만 들었던 것 같다. 물론 음악을 좋아했지만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지 잘 몰랐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음악이 들리지 않는 강의실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10대 때 음악 자체보다는 음악을 듣고 놀았던 분위기를 좋아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니 요즘 가수들이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내가 10대일 때 데뷔했던 가수들은 다 다르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데뷔하는 가수들은 다 같아 보인다. 벌써 애늙은이가 된 건가. 지금 발매되는 음악보다 내가 어렸을 때 혹은 그전에 발매된 음악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응답하라 시리즈를 좋아했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발매된 곡이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흥얼거리게 된다. 우연히 내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게 될 때가 있다. 분위기와 어울린 음악을 우연히 찾을 때가 있다.
방금 그 곡 좋다
‘인디밴드’는 자신이 원하는 음악만을 만들기 위해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는 그룹이나 밴드(네이버 국어사전)를 말한다. 잔잔하면서도 솔직한 가사들이 담긴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위한 말이 그들을 더 응원하고 싶게 한다. 10대 때 좋아했던 음악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춤 포인트와 중독성 있는 음이 중요했다. 지금은 가사를 풀어내는 방식과 좋아하는 소리들이 잘 어울려져 있는 음악이 더 좋다.
고등학교 음악시간에 클래식을 듣고 감상문을 써오라는 숙제를 내주셨다. 그때 어떤 말을 썼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하늘을 날아다니는 듯한, 긴장감, 지휘자 손과 모두의 호흡’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매번 같은 말을 썼다. 어떻게 감상해야 되는지에 집중하기보다 숙제를 해야겠다는 것이 더 급했다. 그러다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고 클래식에 흥미가 생겼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음악을 즐기는 노다메, 지휘자를 꿈꾸는 치아키, 그 외 친구들이 어떻게 음악을 하고, 어떻게 성장하는지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클래식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고, 마음을 더 편하게 해주는 음악일지 모른다. 고등학교 땐 흥미를 갖게 하는 방법이 아닌 ‘숙제’라는 틀 안에서 음악을 배웠다. 숙제가 아닌 내가 직접 표를 예매하고 듣었던 클래식은 좋았다.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애써 생각하지 않고 들리는 대로 듣고, 소리에 집중했다. 그 뒤로 클래식을 종종 듣는다. 어떤 것을 좋아할 땐 계기가 있기 마련인 것 같다. 대단하지 않더라도. 여행지에서 우연히 들었거나, 내 취향과 비슷한 사람이 추천해줬거나 어떤 드라마를 통해 좋아해 지는 등.
어떤 음악을 들으면 어떤 분위기가 생각나기도 한다. 좋아하는 곡을 추천하려 한다.
Otherside –Detuned
이 곡은 우연히 알게 되었다가 좋아하는 음악이 되었다. 여행지에서 혼자 숙소 침대에 누워 추천 음악을 들었다.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고, 밖에는 새소리와 멀리서 들리는 사람 목소리가 섞여있었다. 너무 나른했다. 이대로 잠들 것 같았다. 들으면 쓸쓸해지면서도 내가 여행 온 이유를 듣는 것 같다. 따뜻한 차 한잔과 들으면 너무 좋다. ohterside
Pale Blue Eyes –the velvet underground
누군가가 문득 떠오르면서 그때가 그리워질 때 있다. 비 오는 날 창문 열고 빗소리와 같이 들으면 더 좋다.
살고 있어 (With 소수빈) –헤르쯔 아날로그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설명하기 어려운 그런. 특별히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는 평범한 날인 것 같지만 다른.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무뎌지는 것들로 인해 어제와 다르게 느껴지는 날들이 있다. "이렇게 난 오늘도 살고 있어"
Chopin: Nocturne No.2 In E Flat Major Op.9-2-Andante(쇼팽 야상곡 2번 내림 마장조 작품번호 9-2) –손열음
생각을 정리할 때 듣는 곡이다. 복잡한 머리를 하나 둘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곡. 느릿느릿, 천천히, 하나 둘 단계를 밟아가며 뇌를 쉬게 해 준다. 야상곡은 아름다운 선율과 화성, 섬세한 감성으로 쇼팽을 잘 나타낸 형식 중 하나라고 한다. 특히 마장조 9-2는 남녀 간의 사랑을 묘사한 쇼팽의 대표적인 곡이다. 사랑의 표현 때문인지 애틋하고 간질간질하고 기분을 좋게 한다.
알록달록 - 잔나비
이 밴드의 음악을 들으면 기분 좋아진다. 몸을 들썩이게 하고.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듣는다.
월간심플 10월 '취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