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일이란 생계유지의 수단과 나를 성장시키는 수단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난 변화에 동기 받는 사람이라 후자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그래도 일과 삶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에 대한 생각뿐이었고 더 잘 해내고 싶었다. 결국 난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사람이다. 내가 생각한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글을 기획한다. 기획과 글을 좋아하고 편집을 좋아하는 나는, 글을 쓰고 기획하는 일이라면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자기소개해주세요.
쉬운 듯 어려운 본인 소개네요. 안녕하세요. 에디터를 준비하고 있는 송다혜입니다. 졸업하면 저를 어떻게 소개할지 어려워요. 어떤 일을 하기 전, 저와 맞는 업무인지,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지를 주로 봅니다. 일을 찾기 전, 저를 알아가는 과정이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약 1년 동안 월간 잡지를 쓰면서 저를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Q: 원래 어떤 일을 하셨어요?
환경 사회적 기업에서 기획 일을 했었고 뮤지컬 마케팅 일도 했었어요. 기획을 좋아해요. 앉아만 있지 않고 발로 뛰고 무에서 유로 만들어 내는 과정을요.
Q: 잡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요?
시작은 저를 위한 거였어요. 글 쓰면서 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죠. 배우는 걸 좋아하고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는 저로써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답사하고 기록하는 과정이 저와 맞다고 생각했어요. 기록을 좋아해요. 대학 전공이 광고기획학과여서 처음엔 블로그를 시작으로 매일 광고를 분석했고 졸업하고 사회로 나오면서 학생일 때와 다른 감정들을 느꼈어요. 불안의 정도, 뒤쳐짐에 대해. 그 과정 속에서 느낀 제 감정들을 일기처럼 기록했죠. 솔직하게 쓰다 보니 제 글에서 위로받았다는 메시지를 받았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로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이와 같은 일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라이프스타일 잡지를 선택했습니다.
Q: 10월 주제가 취향이에요. 주제는 어떻게 선정하시나요?
관심사에 따라 주제가 선정됩니다. 8월 잡지를 쓰려고 했을 때 '처음'이란 주제로 시작했어요. 처음이라고 하면 설렘도 있지만 두려움도 있거든요. 잡지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접근했어요. 9월은 일러스트 작가님과 함께 유기견 그림책 기획을 했습니다. 8월 처음 주제에서 첫 인터뷰 대상이 저희 강아지였어요. 저희 집 강아지가 유기견이고 작가님도 유기견을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유기견을 위해 뭔가 하고 싶은 마음도 같았어요. 제가 기획하고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10월은 단순히 친구의 질문에서 시작됐어요. 누가 봐도 이상한 옷을 보고 “이거 네가 좋아할 것 같아”라고 말하더라고요. 제가 빈티지 옷을 좋아하긴 하지만 제 나름대로 스타일이 있는데. 제 취향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싶었어요.
Q: 앞부분에 있는 사진이 본인이죠?
네, 제가 좋아하는 옷 몇 벌을 챙겨서 산책하는 모습을 찍었어요. 취향이라고 하면 '옷'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옷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10월 달 주제를 정해서 그런지 더 더욱이요. 이 사진을 찍어준 사람도 제 친구예요. 8월 '처음' 주제로 인터뷰했던 이지은(LEEJEE)입니다. LEEJEE랑 있으면 편하기 때문에 제 모습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 친구는 제 사진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에게 무료로 사진 찍어주겠다는 홍보 글을 올렸더라고요. 저와 제 친구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옷장을 보면서 제가 좋아하는 옷을 선택하는 과정도 재미있었어요. 분명 할머니 옷만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해요.
Q: 이건 네가 좋아할 것 같아, 라면서 추천해주는 경우가 있을 것 같아요.
빈티지 옷을 보면 친구들이 추천해주곤 해요. 약간 할머니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제가 봤을 때 할머니 스타일이 아닌데 친구들 눈에는 할머니 스타일로 보인대요. 또 제 관심사를 알고 있는 친구들은 그와 관련해서 말해주곤 해요. 제가 환경에 관심 있으면 환경문제라든지, 리사이클 제품들이라든지. 전에는 아무거나 구매했다면 지금은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이나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 제품인지 보게 돼요. 관련 정보가 있으면 내용을 공유해주는 친구도 있어요.
Q: 좋아하는 것에 이야기하다 보면 그 사람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곤 해요. 평소 자주 듣는 말이 있나요?
차분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커피와 차를 좋아해서 밤에는 차를 마시고 아침에는 커피를 마셔요. 음료를 마시면서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책을 읽거나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이나 생각을 적는 걸 좋아하거든요. 불평만 하지 않고 제가 느끼는 감정을 글로 옮기면서 스스로를 달래고 그다음 단계를 생각하는 것에서 차분하면서 어른스럽다고 하더라고요. 조용하지만 말을 잘 들어주고. 최근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고 쑥차를 마신다고 하니 노인 같다는 말을 들어요.
Q: 취향이라고 하면 '취향 저격'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본인 취향과 가까운 물건들이 있나요?
첫 번째는 동그란 베개예요. 제가 야식을 즐기는 편이라 제 체격에 비해 똥배가 나온 편이에요. 그래서 똑바로 누워서 자면 허리가 너무 아프더라고요. 다리에 높은 베개를 껴서 자면 허리에 무리가 덜 한다는 글을 봤어요. 그 뒤로 베개를 죽부인처럼 다리에 껴서 자곤 해요. 없으면 하루가 피곤하게 느껴져요. 사람은 잘 자고 잘 먹고 똥 잘 싸는 게, 잘 사는 일이라고 하는데 제가 푹 잘 수 있게 도와줘요. 특히 제가 어릴 때부터 사용하던 베개라 그런지 더 좋아해요. 다른 베개들보다.
두 번째는 블루투스 스피커예요. 좋아하는 음악을 제대로 듣고 싶었어요. 턴테이블을 구매하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서 구매하지 못했죠. 그래도 음악을 제 공간에서 듣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어요. 찾아보다가 블루투스 스피커를 알게 됐어요. 음질도 좋아요.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낮잠 잘 때, 책 읽을 때, 잘 때까지, 항상 이용하고 있어요. 제가 잘 쉴 수 있게 도와줘요. 음악이 가득한 공간과 그 시간을 좋아합니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구매하고 나서 엄마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여쭤봤어요. 이문세, 유재하, 조용필 등 엄마 세대에서 가장 유명했던 곡을 들으면서 엄마의 젊은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죠. 음악으로 제 시간뿐만 아니라 엄마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세 번째는 스텐 맥주잔. 매일은 아니지만 답답한 날에 맥주 한 잔이 그렇게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스텐 맥주잔을 구매했어요. 캔맥주 그대로 마셔도 되지만 좀 더 분위기를 만들고 싶고 맥주를 더 시원하고 맛있게 마시고 싶은 마음에서요. <청춘시대 1>에서 윤선배를 보면 금요일마다 베란다 의자에 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해요. 저 역시 맥주를 마시면서 음악을 틀어놓거나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답답했던 마음을 풀어요. 이 스텐 잔을 방으로 가져가는 날이면 제가 스트레스받고 있다는 걸 대신 말해주는 셈이에요.
마지막으로 인센스이에요. 인도 여행을 갔을 때 불교 혹은 가게에서 나던 향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제 첫 배낭여행지이기도 했지만 그 향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더라고요. 다행히 연남동에 가면 구매할 수 있어요. 방을 정리한 다음 향을 피우거나 쉬고 싶을 때 향을 피워요. 엄마는 이 향을 싫어하지만 전 이 향을 맡고 있으면 인도에 있는 기분이라 좋아요. 맥주가 생각나는 것처럼 여행이 그리울 때 주로 피우게 돼요.
ps. 본인을 인터뷰하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된다고 한다. 그래서 나를 인터뷰했다. 사람들은 내가 왜 잡지를 하고 싶은지, 단순히 멋있어 보여서 하는 거 아닌지 묻곤 했다. 멋있어 보여서 아니라 글을 쓰면 내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진다. 아직 이 분야에서 일 한적 없으니 이런 말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수 있다. 맞다. 이 일을 하고 싶지만 쉽게 할 수 없어 이렇게 글 쓰고 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를 수도 있다. 그래도 이렇게 주제를 정하면서 글을 써보니 재미있다.
월간심플 10월 '취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