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과 현실의 혼동, 하이퍼리얼리즘

예술을 쉽고 재미있게!

by 매실

하이퍼리얼리즘은 주관을 배제하고 리얼하고 완벽하게 묘사하는 예술 양식을 말한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사진 찍고 이를 그대로 복제하여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피부 조직을 확대하거나 사실적으로 보이기 위해 현실보다 더 강조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JTBC 교양 프로그램인 [말하는대로] 12화에 출연했던 정중원 작가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인 하이퍼리얼리즘을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SNS로 설명했다. 초반엔 자신의 일상을 보여줬을지 모르지만 SNS 속 좋아요에 애착하면서 업로드하기 위해 사진 찍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SNS에 내 일상을 맞추는 것만 본다면 하이퍼리얼리즘이 사진과 그림을 넘어 현실에도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가상 세계 하이퍼리얼리즘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아무리 리얼하게 묘사해도 결국 묘사일 뿐이라는 점이다. 이는 리얼리즘 작가가 허구성을 폭로하는 예술이기에 가짜를 꿰뚫어 보며 현실의 시각을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하이퍼리얼리즘을 소개한 여러 작가가 있지만 그중 스페인 아티스트 Romulo Celdran을 소개하려 한다. Romulo Celdran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지만, 자세히 보지 않는 소재들로 작업했다. 병뚜껑, 성냥, 고무장갑. 2미터가 넘은 크기로 작업하였고, 극사실주의로 표현하는 기법에서 보아 사물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려 했다.


@Artsper

Romulo Celdran 볼펜 뚜껑 보고 글 쓰다 막막할 때 볼펜 씹는 버릇이 생각났다. 일상 속에서 흔히 쓰는 물건을 확대했을 뿐인데 가상의 볼펜을 보고 현실 속 내 버릇을 떠올렸다. 이처럼 하이퍼리얼리즘은 단순히 잘 표현했다 정도에서 끝나는 게 아닌 가상과 현실의 혼돈에서 조금이라도 더 고민하게 만든다.


SNS를 보다 보면 다들 행복하고, 매일 여행 다니며 즐겁게 문화생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모습들 속에서 내 삶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행복한 모습만 SNS에 올리고 있었다. SNS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어떤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은지에 따라 ‘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SNS가 아니더라도 보여지는 모습에만 집중하다 보면 훗날 내 진짜 속마음을 꺼내는 일이 어렵고, 더 혼란스러운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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