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매실 Jul 16. 2019

쉬고 싶어서 치앙마이로 왔어요. 단지 그뿐이에요.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여행은 도시와 시간을 이어주는 일이다.
그러나 내게 가장 아름답고 철학적인 여행은 그렇게 머무는 사이 생겨나는 틈에 있다.

-시인 폴 발레리


시간 될 때마다 여행을 떠나는 제게 친구들은 물었어요.

"왜 그렇게 여행을 떠나는 거야?"

물론 여행이 재미있다는 걸 알지만,

돈 모을 생각보다 쓸 생각만 하는 저를 이해하기 어려운 듯했죠.


그러게요. 왜 자꾸 돈을 쓰려고만 할까요?

자신 있게 답할 순 없지만

적은 돈으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잘 쉴 수 있어서인 듯해요.

그것도 마음 편하게.


이번엔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여행에 도전했어요.

인도, 라오스 한 달 살기는 친구와 함께 했지만

이번엔 혼자서!



목차


INTRO. 떠나고 싶은 이유와 맞는 여행지 찾기


1. 왜 치앙마이로 여행 떠났을까?

   여행은 왜 해야 할까요?

   왜 치앙마이죠?


2. 치앙마이에서 혼자 놀기

  남들과 다른 여행 일상 보내기

  실패하면 어때? 태국 음식 도전


3. 좋은 휴식이란? 좋은 숙소 구하는 팁

좋은 숙소 구하는 팁

한인숙소 미소네 : 나른해도 괜찮아.

뒹굴거리며 쉴 수 있는 숙소


빠이 마나우하우스 : 한적한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숙소



INTRO

떠나고 싶은 이유와 맞는 여행지 찾기

여행은 잘 먹고 잘 쉬다 오면 돼요.

한국에서 벗어나 넓은 세계를 만나고,  

문득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그러다 알아차리기 어려웠던

스스로를 들여다보기도 하죠.


이미 블로그엔 많은 여행정보가 있어요.

그런데도 확 끌리는 여행지를 찾기란 어려워요.


그럴 땐! 어디를 여행해야 할지 보다 떠나고 싶은 이유를 먼저 찾는 게 좋아요.

만약 졸업을 앞두고 싱숭생숭한 마음을 정리하고 싶다면,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고 싶거나

고민을 잊을 정도로 신나게 놀 수 있는 목적을 정하는 것처럼요.


저 같은 경우는 졸업을 앞두고 있을 때

한적한 곳에서 쉬고 싶었어요.

매일 바쁜 일상 때문인지 도시보다

자연이 많은 나라를 찾게 되더라고요.

특히 해먹에 누워 맥주 마시며

뒹굴거리는 시간을 좋아하고요.


우선 한적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나라들을 다 적었고

그중에서 라오스를 선택했어요.

경제적으로도 부담 없었고,

시골 사람들이 너무 순박해 보였어요.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표정이

너무 좋아 보였 고요.

(한 달 살기 비행기 포함 100만 원)


그렇게 선택한 라오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라오스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TV 프로그램에 라오스가 많이 소개돼서

라오인보다 한국사람이 더 많다고 하죠.


그래서! 졸업을 앞둔 여러분에게

 라오스보다 한적한 곳 치앙마이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1. 왜 치앙마이로 여행 떠났을까?

  

 #여행은 왜 해야 할까요?


피곤한데, 왜 여행을 하는 거죠?
그만큼 가치가 있나요?


위와 같은 질문을 종종 받아요.

물론 가치 있죠. 그리고 피곤하지 않아요.

전 여행하는 동안 정말 잘 쉬고 잘 먹고 잘 놀거든요.


초반엔 뭘 해야 할 것만 같고,

무료하게 지나가는 제 여행이 답답했어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듯했으니까.


그런 생각 중에 숙소 창밖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갔고

그 사이로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렸어요.

태국어라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뭘 하지 않기로 하고 떠나왔는데

해야 할 일을 찾고 있구나라고 느꼈거든요.

이렇게 누워있을 때 피로가 풀린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지 몰라요.

여행하면서 이처럼 스스로 타협하는 방법을 찾게 돼요.


처음으로 혼자서 치앙마이로 여행을 떠났어요.

그래서 오늘 뭘 먹을지부터 어디서 묵을지까지

모든 걸 선택했어요.

제 마음대로.


늘 아무거나 괜찮다고 했었는데,

혼자서 선택하려고 하니까 오히려

신중한 사람이 되더라고요.

여행은 이렇게 제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게 해 줘요.


특히 부자 백수를 마음껏 느끼게 해주죠.

한국에 있으면 남아있는 용돈을 계산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마음 편하게 먹고 즐기게 되거든요.

일하지 않아도!


여행은 마냥 재미있지만은 않다. 어려운 것이다. 나와 타협해가며 무언가를 선택하고 무언가를 버리면서 인정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날의 기분에 맞게 지내면 되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이 모든 기준을 만들어 내는 건 나 자신인데 내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니야 아직 부족해!"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고 다독거렸다. 동네를 산책한 뒤 커피를 마시며 책을 봤다. 여행 속에서 쉴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딱 한 시간 만이라도.‘쉼’이 목적인 이번 여행이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 그걸 나도 모르게 알게 되었고 받아들이기 싫어서 불안한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치앙마이 여행 일기

 #왜 치앙마이죠?


라오스처럼 한적하면서 맛있는 것도 많고

야시장이 많은 나라이길 바랐어요.

그래서 한적한 나라를 검색했고,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여행 목적지를 찾아 나섰었어요.

그러다 친구가 "치앙마이와 어울릴 것 같아요"라고 

해줬고,

그 말이 궁금해서 치앙마이 비행기표를 구매했어요.


그 친구에게 너무 고마워요.

치앙마이에서 정말 잘 쉬고 먹고 놀다 왔거든요.


치앙마이는 너무 자연스러운 나라예요.

지금까지 봤던 붉고 예쁜 하늘을 있었고,

해지는 타이밍에 맞춰 공연하는 연주자도 있었고

호불호 없는 음식도 많았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한 가지가 있어요.

와인바에서 재즈 공연을 보며 마신 와인에 취했을 때예요.

마침 소나기가 내렸고, 그날 만난 숙소 친구와 비 맞으며 뛰어놀았어요.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해도 신나고 편안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이런 생각 없이

그 순간에 하고 싶은 걸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겼죠.

비 오는 동안 많은 시선이 오히려 즐거웠으니까.


치앙마이에 카페가 많아요.

카페 탐방 목적으로도 좋고, 책 읽기에도 좋아요.

매일 야시장이 크게 열리며

골목골목마다 걷는 재미가 있어요.

관광지를 보지 않아도 동네에 있기만 해도 좋은 곳이죠.


그래서 전 치앙마이를 자신 있게 추천해요.


2. 치앙마이에서 혼자 놀기


 #남들과 다른 여행 일상 보내기


숙소에 도착하면 짐을 침대 옆에 놓고 바로 누워요.

그리고 기지개를 쭈~욱 펴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지만 여행 온 것 자체에

기분 좋음을 느끼거든요.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바쁜 일상을 보내겠지만,

여기 온 이상 여유롭게 시간 보낼 수 있으니까요.


낮잠 실컷 자다가 배고프면 숙소를 나와

눈에 보이는 식당에서 밥을 먹어요.

배부르면 다시 숙소로 돌아와 다시 뒹굴거리죠.


너무 나른할 때쯤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책을 읽고

자연스럽게 저녁 먹고 길거리 야시장을 구경해요.

이게 제 여행의 일상이에요.


조금 다른 점이 있다고 하면 다들 관광지를 찾을 때

저는 영화를 보고

근처 카페나 마을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서점을 가서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구매해요.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지만.

그렇게 선택 속에서 만나는 우연한 인연을 좋아해요.


관광지를 볼 때도 있지만

그냥 동네를 산책하다 단골가게를 만들고

매일 아침 사장님과 인사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머무는 여행을 좋아할 뿐이에요.



친구들은 하나라도 더 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뭐 어때요. 전 제 여행이 좋아요.

한국에서는 한국에 있는 것만으로도

여유로울 시간이 없거든요.

바쁘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해지는 곳이니까.


  #실패하면 어때? 태국 음식 도전

여행할 때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요?

음식이 맞지 않으면 여행할 때 너무 괴로운 것 같아요.

다행인 건 치앙마이 음식은 대부분 맛있었어요.


기본적으로 처음에 오면 맨 위에 있는 음식이나

 그 아래 있는 음식을 먹어요.

첫 번째에 위치한다는 건 기본 음식이기도 하고

대표음식일 수 있으니까.


도전해보고 싶을 땐

어떤 음식인지 알 수 없는 음식을 주문해요.

실패한 경우가 대다수지만

세상에 이런 음식도 있다는 게 신기하거든요.


생긴 게 이상해도 맛있어요.

고수가 들어가는 음식이 있는데

만약 싫으면 빼 달라고 하면 되고요.


보통 어제 먹은 음식이 맛있었으면

다음날엔 그 가게 다른 메뉴를 도전하기도 했어요.

안전하게 무난한 음식을 먹고 싶은 날엔!


가장 무난한 건 볶음밥. 치킨이 들어간.


3. 좋은 휴식이란? 좋은 숙소 구하는 팁

#좋은 숙소 구하는 팁


1. 창문이 있어야 해요.

단, 창문을 열었을 때 옆 건물이 보이기보다

확 트인 바다가 있거나, 마을이 한눈에 보이거나,

현지인의 모습을 잘 볼 수 있으면 좋겠죠?

창문을 열었을 때 들리는 소리들이

여행의 느낌을 주거든요.


2. 여행 목적과 맞는 숙소 찾기

여행 목적이 먹방이라면

시내 중심가에 숙소를 구하는 게 좋고

한적한 걸 좋아한다면 시내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내에 떨어진 숙소를 구하는 게 좋아요.

너무 음침하지 않은 곳으로!


3. 선풍기와 에어컨 확인하기

많이 덥지 않은 날에는 선풍기만 틀고 침대에 누워있어요.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더 나른하게 만들어주거든요.

특히 동남아는 너무 더우니까 에어컨은 필수!

에어컨이 있으면 가격이 더 높아지기도 하더라고요.


4. 침대 시트 확인하기

침대 시트를 세탁하지 않은 곳이 많아요.

이불에 이물질이 묻어 있는 경우도 있고.

숙소의 청결을 확인하기 위해선

침대 시트가 깨끗해야겠죠?


5. 화장실 물 수압 및 청결 확인하기

치앙마이 숙소 화장실은 괜찮았는데

라오스에서는 변기 물이 내려가지 않거나

중간에 샤워기 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나

감옥 같은 화장실도 있었어요.


그러니 숙소에 들어가서 물 수압을 확인하고

따뜻한 물이 나오는지 등을 체크해야 해요.




나른해도 괜찮아. 뒹굴거리며 쉴 수 있는 숙소

한인숙소 미소네

전 여행할 때 한인숙소와

현지인 숙소를 번갈아가며 이용해요.

제가 여러 나라 중에 치앙마이를 선택한 것처럼

이곳에 온 사람들도 치앙마이를 선택한 거잖아요.

 이 마을로 온 것부터가 저와 닮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알지 못하는 정보를 옆사람이 알 수 있고

저만 알고 있는 정보를 나누면서 친해기도 하고요.


특히 미소네는 치앙마이 한인숙소에서 유명한 곳이에요.

매일 아침 청소를 해주셔서 청결할 뿐만 아니라

넓어서 좋아요.

각 침대 옆에 사물함이 있어서

중요한 물건을 넣고 잠그면 돼요.


바로 앞에 세탁 가게가 있고 맛집으로 유명한 가게와

카페도 많고 마야몰 백화점도 가까워요.


가장 큰 장점은 조식이 있다는 점!

다른 숙소에서는 조식을 먹기 위해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거나 없는 경우가 많아요.

미소네는 숙소비도 저렴한데 아침까지 준다니...

진짜 행복


하루 종일 뒹굴거리면서

자도 자도 자도 싶은 그런 숙소예요.

나른 나른


 한적한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숙소

빠이 마나우하우스

치앙마이에서 3시간 정도 미니밴을 타면

빠이에 도착해요.

빠이는 한적한 작은 마을이에요.

자동차보다는 스쿠터와 자전거가 많은 마을이죠.


이렇게 작은 마을에도 숙소와 음식점, 마사지샵, 카페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어요.

저녁때마다 야시장이 열려서

식당엔 없는 새로운 음식도 맛볼 수 있고요.


그 거리 중심지 숙소가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조금 걸으면 끝자락에 있는 마나우로 왔어요.

지름길로 오면 메인 거리에서 10분 정도 걸려요.

걷다 보면 소가 풀 먹는 모습도 보이고,

근처 수영장도 볼 수 있어요.


마나우의 최고 장점은 마을의 한적함을 잘 누릴 수 있어요.

의자에 앉아서 멍 때려도 되고, 책 읽거나

커피 마시면서 숙소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한국 라면, 태국 라면, 각종 커피들을 판매하고 있어서

시내로 가지 않고 뒹굴거리게 하는 매력이 있고요.


숙소가 작은 편이라 2인실 방 3개가 다예요.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손님이 많지 않아 조용해요.


창문을 열면 나무와 풀들이 보이고

거실 의자에 앉거나

해먹에 누워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어요.


특히 강아지와 고양이가 살고 있어서

심심할 틈이 없답니다.

저녁엔 낭만 가득한 모닥불까지.


마나우에서도 한껏 게으른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여행은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을 곳 또한 중요하다.
20대 초반에는 하나라도 더 보려 안간힘을 썼다. 그에 비교해 지금은 종일 숙소에 있거나 산책하고 커피 마시는 여행을 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 정도면 내가 있어도 충분한 곳인가"  

-치앙마이 일기


한 달 살다온 거 치고는 짧은 정보와 에세이예요.

제가 아무리 많은 정보를 준다고 해도

직접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요.


치앙마이 한 달 살 동안 비행기 포함해서

 150만 원 사용했어요.

먹고 싶은 거 먹고, 드로잉 수업받고,

매일 카페에도 갔는데.

이 정도면 조금 덜 부담스럽게

한 달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동안 공부하느라 일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치앙마이에서 여유로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생을 사서 했습니다. 라오스 한 달 살기(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