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과 그 음식은 닮았다
그 사람과 그 음식은 닮아있다
빵 먹으면서 몸무게 고민하는 친구
만나자마자 “나 살쪘어”라고 말하면서 빵을 먹는 친구가 있다. 작년에 비해 15킬로가 늘어났다며 큰일이라 말하지만, 손에 들고 있는 빵을 보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밀가루를 좋아하는 친구다. 오늘도 역시 저녁으로 우동을 먹자고 한다. 추운 겨울이었다. 내가 소개해준 우동 집에 몇 번 가더니 우리 집에 올 때마다 가자고 한다. 나를 보러 왔다기보다 우동먹으러 온 것 같다. 음식을 먹을 때 회사 얘기를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친구를 보면 속을 따뜻하게 해 줄 우동이 필요했던 것 같다.
맛집을 찾아내는 안목
[지니뭐먹지]로 매일 먹는 사진을 올리는 친구가 있다. SNS 중독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유명세만큼이나 맛집을 잘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하지만, SNS로 맛있는 집과 예쁜 가게를 찾는다. 그 친구랑 만날 때는 어떤 음식을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고민은 온전히 친구 몫이다. 덕분에 늘 새로운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음식의 종류가 많다는 것도 그 친구 덕에 알았다. 검색하는 것도 ‘맛집’이 아닌 자신의 방법으로 진짜 맛집을 찾아낸다. 도전하기 좋아하는 이 친구는 여행을 다니면서도 음식으로 실패하는 경우는 드물다.
건강식을 챙기는 엄마
나와 엄마는 빈혈이 있다. 주기적은 아니더라도 어지러운 증상이 보이면 아파트 후문에 있는 선짓국을 먹으러 간다. 먹어도 효과 있는지 모르겠는 나와 달리 엄마는 먹으니까 확실히 다르다고 한다. 엄마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주로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다. 무릎에 아몬드가 좋다고 하면 그다음 날 아몬드가 한 상자 생긴다. 몸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서 스스로 관리한다. 엄마는 고기보다 한식을 더 좋아하고, 그런 엄마와 밥을 먹을 때면 약간의 신경전이 생긴다. 우리 엄마지만 순수하다. 음식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쉽게 믿고 상처도 쉽게 받는다. 그래서 마음을 잘 열지 않는다. 그래도 언제나 열려있다. 마치 '난 상처 받아서 당신과 친해지는 게 두렵지만, 그래도 친해지고 싶어요.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건강과 마음을 잘 챙기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메뉴 고민을 하지 않는 친구
배고파서 음식점을 찾는다. 늘 그 가게가 그 가게라며 걷다가 괜찮은 가게가 보이면 들어가는 친구다. “그냥 여기 가자” 그 선택이 좋았을 때도 있지만, 별로일 때도 많다. 주 메뉴가 나오기 전에 밑반찬을 먹고 "여기 괜찮네"라고 말한다. 될 대로 되겠지의 성격을 가진 그 친구는 걱정이 없어 보이지만, 갑자기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가 있다. 불안을 감추고 있었을 뿐이었다. 음식만큼이라도 많은 고민 없이 선택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모든 면에서 걱정만 하면서 살 순 없으니.
뭘 먹어도 괜찮아
뭘 먹어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다. 맛이 있으면 “맛있네” 맛이 별로면 “별로네”라고 말한다. 그 친구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만, 누군가가 부르면 바로 달려오는 친구다. 늘 옆에서 괜찮다고 말해주거나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면서 적당한 타이밍에 적절한 대답을 해준다. 내가 잘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싶을 때 그 친구가 생각난다. 내가 하는 일에 응원해주면서 같이 그 일을 즐겨한다. 뭐든지 괜찮다고 하는 그 친구에게 물었다. “넌 왜 항상 괜찮냐” 그 친구는 “괜찮으니깐 괜찮다고 하는 거지”라고 답했다. 나의 모습에서 동기부여를 받기도 하기 때문에 뭘 하든 괜찮다고. "뭐 먹고 싶다"라고 말하면 "어디 가자"라고 말해준다. 그럴 때면 모든 음식점을 다 아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아는 것처럼.
월간심플 12월 '요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