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read, read

by 최다혜

읽는 중인 책들이 쌓였다. 은유 작가의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손영옥 작가의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 마이크 비킹의 <리케>,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 오병곤과 홍승완의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나는 조금씩 찔끔거리며 여러 권 펼쳐 놓으며 읽는 스타일이다. 읽는 중인 다섯 권의 책들도 손 가는 대로 읽었다. 책을 가까이 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한 책을 깊게 이해하는 데는 몰입이 떨어졌다.


마이크 비킹의 행복에 대해 생각하다가, 은유 작가가 지적하는 열악한 노동 현실을 고민해야 했다. 단문이 많고 명쾌하며 확신에 찬 <내 인생의 첫 책 쓰기>를 읽다가, 문장 밀도가 진해서 숙독하지 않으면 진도가 나가지 않는 <멀고도 가까운>에 적응해야 했다.


찔끔 거리며 다독(多讀)하든, 한 권만 진득하게 숙독(熟讀)하든, 책이야 읽기만 하면 그만이지 않냐는 주의였다. 그런데 얕고 넓게 여러 책에 욕심내다 보니, 어느 한 권을 제대로 끝내지 못 하고, 다른 책을 펼쳐버리기 일쑤였다. 끝내지 못 한 책은 다시 손이 가지 않고, 자꾸 새로운 책만 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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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제대로 끝내지 못 했던 책들 중에, 한창 흥미를 갖고 즐거워하며, 메시지에 감동했던 작품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좋은 책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한 번 놓아버린 책은 머리에 정리가 되지 않아서, 나중에 글을 쓸 때 도움이 안 됐다. 읽은 책은 글 쓸 때 중요한 소재인데 놓쳐버린거다. 시간도 낭비한 셈이다.


결국 집에 들여 손 댄 책들 모두를 서평으로 남기지 못 할 때가 많았다. 마음에 들었던 책들을 서평으로 쓰지 못 하면 아쉽다. 그런데 다른 재밌는 책이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아, 찝찝한 마음으로 새 책을 읽기 시작해버린다.


다독(多讀)으로 상실한 책들이 아까워져, 오늘 새벽에는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만 읽었다. 다른 책에 마음을 두지 않겠다 작정하니, 몰입도 잘 되었다. 다독과 정독에 정답은 없지만, 지금 내게는 진득한 독서가 필요하다. 한 권 읽고, 서평 쓰고, 다시 또 한 권 읽고, 서평 쓰는 나날을 시작해야겠다. 똑같은 시간 책을 읽어도 그 밀도가 진해질 걸 생각하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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