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열람실 104호. 어느덧 올해의 두 번째 부산 여행 중이다. 지난 여름에 갑작스럽게 부산을 찾았는데 여름의 끝자락, 가을의 첫 자락에 다시 부산에 오게 되었다. 작년 이맘때 부산국제영화제 야외극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러 왔었는데 일 년이 지난 지금 관객으로 오니 마음이 새로워진 기분이다. 매년 혼자 오는 부산국제영화제였는데 이번에는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왠지 모르게 든든한 기분이다. 작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지만, 작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른 이유로 좋다.
매년 적어도 한 번은 부산에 꼭 오곤 했는데 올 때마다 자꾸 또 오고 싶은 이유를 만들고 오는 것 같다. 항상 부산에 오면 해운대나 광안리만 갔던 내가 요즘에는 전포에 빠져버렸다. 바다가 없는 부산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바다가 없는 부산이 이렇게 좋을 수가 있다니. 덕분에 지난 부산 여행에서 오지 못했던 열람실을 이렇게 올 수 있어 너무나 좋다. 처음에 열람실에 들어왔을 때에는 햇살이 차르르 내리쬐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해가 지고 그림자가 생긴다. 기분 좋은 가을바람이 들어온다. 아무래도 오늘 오기 잘한 것 같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채워갈 수 있기를. 열람실 104호에서 어떤 사람들이 내 글을 열람할지 궁금해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