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 두 배가 되는 곳

by 경희

나는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는 편이다. 준비 과정이 다소 번거롭다는 작은 핑계로 인해. ​계획을 짜는 것이 마음이 편한 타입이라 즉흥으로 떠나기가 힘들기에 여행을 가려면 그만큼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여행 계획을 짠다는 것은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귀찮은 일로 여겨진다. ​이런 나에게 얼마 있지 않은 여행에 대한 한 조각의 기억이 있다면, ​바로 라오스이다.​ 어찌 보면 내 의지가 아닌 반강제로 간 여행이었다. 나는 무조건 졸업 작품을 찍어야 했고, 수업을 듣다가 뒤늦게 하고 싶은 것을 찾았던 나는 이미 꾸려져있는 팀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중에 감사하게도 나를 받아준 팀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머지않아 나에게 해외로 떠나야한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사실 우리가 해외에서 촬영을 할 계획인데 괜찮아?”

“(잘못 들었나) 해외라고? 어디서?”

”라오스.“

”..라오스가 어디야?“

나는 그때까지 해외여행을 단 한 번도 가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소식을 듣고 1차로 당황했다. 그리고 라오스라는 나라를 처음 들어봤기 때문에 2차로 또 당황했다. (사실 속으로는 몇배 더 놀랐지만 당황하지 않은척 하려고 애썼다.) ​그로부터 몇 달 후 나는 정말 라오스로 떠나게 되었다. ​그렇게 얼떨결에 도착한 라오스는 모든것이 천천히 흘러가고, 편안하면서도 나른하지만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드는 나라였다. ​그리고 굉장히 고즈넉했다. 고요하고 아늑했다.


​나는 라오스의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들었다. 먹는 끼니마다 싹싹 긁어먹을만큼 음식도 잘 맞았고, 물가가 저렴해서 야시장에서 부자처럼 이것저것 사들일 수 있었다. 여러 액티비티 또한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재미있었던 순간들도 떠오른다. 호기롭게 자전거를 탔지만 길을 헤매 겨우 도착한 유토피아 식당. 판타스틱한 꼭대기의 풍경을 보기 위해 올라갔지만 결국 아무것도 없었던 꽝 씨 폭포. 힘겹게 카메라를 들고 바람을 가르며 쌩쌩 달렸던 버기카. 모두의 소망을 담아 저 멀리 하늘로 날려보낸 풍등. 마지막 날 마법처럼 내렸던 빗줄기. ​그로부터 일년이 훌쩍 지난 지금, 라오스에 머물렀던 4박 5일이라는 시간은 이렇게 가끔이나마 나를 미소짓게 해주는 기억의 한 부분이 되었다. 그때 라오스를 가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딘가로 여행을 떠난다는 건 모든 것이 두 배가 된다는 말과 같다. ​준비해야 할것도 두 배, 들어가는 돈도 두 배, 걱정거리도 두 배. ​하지만, 더불어 기쁨도 두 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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