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의 맛

by 경희

나 혼자 밥을 먹고

나 혼자 영화를 보고

나 혼자 노래하고 이렇게 나 울고 불고..

씨스타의 나혼자 라는 노래의 후렴구 중 일부분이다.

최근 혼밥, 혼영, 혼술 등 모든것을 홀로 하는 것이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데에 비해 나는 혼자서 하는걸 그리 잘 하는 편이 아니다. 사실은 잘한다기에 앞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주로 친구들과 여럿이 밥을 먹거나 카페를 가면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굳이 심심하게 혼자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곤 했다. ​그래서 혼자 밥을 먹어야 할 때가 오면 밥을 안 먹고 굶은적도 있었고, 친구를 만나는 날이 아니면 딱히 외출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쩌다 혼자 있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면, 실제로는 아무도 혼자 있는 사람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며 슬금슬금 눈치를 보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집 안에 혼자 있는다거나 혼자 밥을 먹는 것은 매우 잘한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해서 강화되고 더이상 마음 편히 친구들을 만나기 힘들어지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혼자하는 것에 맛이 들리게 되었다. ​며칠 전에는 최초로 혼자 영화를 보러 가는 도전을 하기도 했다. ​사실 친구를 만나는 것은 너무나도 좋지만 그만큼 상당한 준비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혼자 간 것이기 때문에 내 기준으로 가장 편안한 옷차림에 민낯으로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나갔다. 그리고 한층 더 높아진 집중력으로 영화를 더 몰입해서 감상할 수 있었다.​


세상에나.

혼자가 이렇게 좋은 것이었다니!


​지금은 혼자 여행하기를 목표로 삼았다. 여행을 가면 주로 다른 사람한테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라 아직은 조금 어렵지만, 나중에는 꼭 해낼 것이라 믿는다. ​이제는 갑자기 혼자 해야하는 순간이 찾아와도 당당하게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앞으로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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