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다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위로 한 줄

by 경희

사랑은 어쩌면 사소한 것으로 시작해 사소한 것으로 끝나는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 나오는 문장들처럼, 상대방이 자주 입는 옷을 관찰하며 챙겨주고, 깊은 밤 손을 맞잡고 조용히 길을 걷고, 가끔은 서로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고. 하지만 사소한 사랑만큼 사소한 상처들이 모여 결국 끝나 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그 “사소함” 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


“소중하지만 나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사람.” 이라는 문장이 참 마음에 와닿는다. 우리는 서로가 소중한 관계일수록 상처를 많이 주고받기 때문이다. 소중하다는 건 그만큼 서로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이고, 그렇게 친하다는 이유로 그 사이를 비집고 수많은 상처들이 오고간다. 그래서 나는 친한 사람일수록 잘 하려고 애쓴다. 더 관심을 기울이고, 덜 상처를 주려고 한다. 이것이 사랑을, 사람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일 테니까.


나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 옆에 항상 있어 주는 사람들이 너무 무뎌졌다는 바보 같은 이유로 고마움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가까울수록 더 조심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대부분 어떤 행동을 해도 상대방이 나를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가 모르는 사람에게 더 고마움을 느끼는 것처럼, 가끔은 서로가 모르는 사이였을 때를 떠올려보았으면 좋겠다. 조심조심하며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때, 조마조마하며 두 눈을 마주치던 때를. 이를 떠올리는 순간에는 서로의 소중함을 조금은 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 안에는 사랑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 자존감 등 우리 삶 속에 자리하는 여러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그 누구보다 솔직하게, 고스란히 쓰여져 있다. 그리고 이 문장들은 차례대로 나를 어루만져 준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던 수많은 나날들에게 괜찮다고 이야기해 준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그런 적이 있었을 것이다. 싸우기 싫어 괜찮은 척 넘어가고, 힘든 것을 내색하기 싫어 괜찮은 척 넘어가고, 복잡하게 일을 만들기 싫어 그저 괜찮은 척하며 넘어갔던 나날들.


​이제는 모두 괜찮은척 하지 않았으면 한다. 당당하게 괜찮지 않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의 정면과 마주 보길 바란다. 그럼 그 순간 비로소 괜찮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괜찮은 나날들만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꽤 괜찮은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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