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자연스럽게 찾아온 행복

by 경희

며칠 전, 슬쩍 열어본 책 속에서 귀여운 그림을 발견하고는홀린듯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언뜻 보면 일기 같기도 하고, 동화책 같기도 한 이 책을 하루만에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녀는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있는 것들에게 시선이 멈춰져있다. 그 시선이 나에게도 닿자 오늘 버스 안에서 보았던 하얀 눈송이들, 몇몇의 구름 조각들, 바람 한 점이 떠오른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몽글몽글한 마음이 든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하고, 작고 작은 화분을 사 정성껏 키우고,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챙기라는 상대방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행복을 느낀다.


​나도 다를 바 없이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어젯밤 오랜만에 챙겨보았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바탕 웃었을 때, 오늘 집 가는 길에 요새 부쩍 좋아하는 크로플 두 개를 사먹었을 때, 늦은 저녁 침대에 편하게 기대어 조용히 책을 읽을 때 행복을 느끼고 있다. ​가끔은 누군지도 모르는 낯선 이들보다, 하물며 내 옆에 있는 사람보다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시도때도 없이 행복해지고 싶은 것은 사실이지만 웃기게도 나에게 행복을 너무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억지로 행복해지려고 하지는 않으려 한다. 반드시 모든 순간에 행복할 필요는 없으니까. 하지만 한 가지 다행인 사실은 내가 작고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억지로 행복을 느끼지 않으려고 했건만, 자연스럽게 나에게 또 하나의 행복이 찾아왔다. 모처럼 아주 기분 좋아지는 귀여운 책을 만난 것 같다.

누군가에게도 이 조그만 행복을 선물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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