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데일리언 Jan 14. 2020

행복한 디자인팀 만들기

팀원들이 행복하대요, 진짜예요


행복한 디자인팀 만들기

회사는 성과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전쟁 같은 곳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성과를 위해 개인의 행복은 희생되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경영 및 리더십 분야 전문가들은 오히려 행복한 조직일수록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일한다고 말한다. 사실 우리가 행복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일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답은 명확하다. 특히나 감성적인 능력이 중요한 디자이너에게는 더더욱 조직의 분위기가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기업문화 전문가 Michael C. Bush가 발표한 행복한 기업의 조건도 위와 다르지 않았다. 그는 업종을 불문하고 지난 10년간 행복한 직원이 많은 조직의 매출이 3배 이상 높았고, 그렇지 않은 조직과 비교해 절반 정도의 이직률을 보인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행복의 두 가지 조건은 ‘신뢰’와 ‘존중’이라고 했다.



신뢰와 존중이 있는 조직 만들기

그렇다면 신뢰와 존중이 있는 조직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행복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우리 팀은 몇 가지 원칙을 정하고 변화를 실행해보았다. 그렇게 남들과 조금 다른 시스템으로 몇 개월을 지낸 지금, 비록 현재 진행형이긴 하지만 우리 팀이 노력하고 있고 피부로 느끼고 있는 크고 작은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한다

디자인팀의 월 단위 계획은 팀장이 세우지만 세부적인 일정은 각자 자유롭게 판단하고 실행한다. 예를 들어 A, B, C의 업무가 들어왔을 때 팀장은 일에 대한 대략적인 업무 설명만 한다. 이후에 업무 배당은 하고 싶은 사람이 우선적으로 가져간다. 그런 다음 세부 일정은 디자이너가 자유롭게 정한다. 이렇게 일 배분을 할 때 좋은 점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한다는 점이다. 서로 간의 믿음에서 비롯된 이러한 시스템은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생기는 개인적인 성취감에도 도움이 되었다.



신뢰는 불신의 반대말

나와 동료의 업무량이 다르지는 않을까? 팀장이 업무분담을 공평하게 하고 있을까? 디자이너들 간에 업무 분담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경우는 흔한 트러블 중 하나이다. 그런 불신을 애초에 제거하는 것이 바로 완전한 일정의 공유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일정 공유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팀장부터 팀원까지 모두의 일정을 매우 상세하게,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아침에 업무를 시작하면 각자 하고 있는 일을 한눈에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하루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내가 하는 일의 전 과정을 공유한다는 것에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유가 습관이 되자 점차 서로에 대한 의심보다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일을 많이 하고 있는 동료에게 진심 어린 격려와 미안함을 표현하고, 일정 여유가 있는 동료들은 먼저 나서서 바쁜 사람의 일을 나눠가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팀장님! 이 디자인 촌스러워요!

연차가 많고 직급이 높은 사람의 의견을 따라가고 그의 스타일에 좌지우지되는 디자인 조직이 많다. 이러한 조직에서 하급자가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다. 어쩌다 의견을 내어도 반영되기란 더더욱 어렵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과연 조직원들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일정의 실시간 공유 이후에 우리 팀이 했던 것은 결과물의 공유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결과물을 팀원들 간에 공유한 후 의견을 듣고, 반영한다. 막내 디자이너도 팀장의 작업물을 보고 의견을 내고 검수를 할 수 있고 기꺼이 그 의견을 존중하여 결과물을 수정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대화가 필요해

회사에는 조직 내의 문제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스트레스가 산적해 있다. 타 부서와 협업 및 다른 회사와 제휴가 많은 시스템상 업무 외적인 트러블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 훌륭한 역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업무 외 스트레스로 인해 작업물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고, 이러한 경우 동료들 외에는 공감할 대상이 마땅히 없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아침 본격적인 일과가 시작되기 전 간단한 티타임을 갖고 다과를 먹으며 어제 있었던 일들 중 온라인으로 공유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눈다. 개인적인 고민을 얘기할 수도 있고 귀여운 푸념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 격려한다. 디자인팀 데일리 회의라고 불리는 아침 티타임은 지친 아침에 서로에게 힘을 주고 힘내서 하루를 시작하는 긍정적인 원동력이 된다.



마치며

디자이너로서 오랫동안 일해 오면서 나는 언제 행복했을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참여한 장기 프로젝트가 론칭했을 때? 연봉이 올랐을 때? 그런 보람은 잠깐의 희열은 있었지만 행복의 감정까지는 가지 못했다. 

오히려 작고 소소한 동료들과의 대화, 주변 사람들이 나를 믿고 있다는 분위기에서 행복과 비슷한 즐거운 감정을 많이 느꼈고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가 지금 시도하고 있는 변화는 분명 행복한 조직을 만들어 감에 도움이 될 것이고 이는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아직은 현재 진행형인 우리의 변화가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본다.




글 / 디자인팀 김동현 팀장


작가의 이전글 데일리펀딩에는 이것이 있다?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