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나에게 주는 편지

by 고요

버지니아 울프가 그랬어.

"설사 내가 보잘것없는 작가라 하더라도

나는 글 쓰는 것이 즐겁다.

나는 스스로를 정직한 관찰자라고 생각한다."


"내가 별생각 없이 써 놓았던 것에서,

쓸 당시에는 전혀 눈에 띄지 않았던 곳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묘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괜찮아.

네가 혼자 쓴 독자 없는 숱한 일기들.

비록 누군가가 의미 없다고 폄하해도

네가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숨을 쉬고 즐거웠던 그 순간을 기억하지?

누군가는 이런 방식으로 삶을 살기도 하는 거야.

빼내야만 살 수 있는 부류의 사람이 있나 봐.

비록, 결과물이라는 성과로 연관되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쓰던 그것들에서

너는 새로운 너를 발견하고, 살아갈 힘을 얻고 있어.


그거면 된 거야.

그거면 충분해.

그러니, 작아지지 마.


일기라는 것은 속성상 독백이잖아.

의식의 흐름에 가장 가까운.

그래서 네가 너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가장 가까이에서 위해주고,

마음껏 안아주고 말해줄 수 있는 공간이잖아.

그 누가 그런 일기를 의미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있겠어.


누군가는 그런 너를 보고 위안을 얻을 수도 있을 거야.

저렇게 아무것도 아닌 사람도 저렇게 가고 있다고.

저렇게 별 것 아닌 사람도 매일을 산다고.

저렇게 쭈그러진 사람도 진정으로 즐기는 일이 존재한다고.

진정으로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거야.


나는 네가 좋아.

너는 좋아하는 것 앞에서 달릴 줄 알잖아.

넘어지더라도 달리잖아.

달릴 때 유독 잘 느껴지는 바람.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며 주는 위로를.

너는 알잖아.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어도.

너는 너로서 충분히 빛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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