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엄마, 나 봐요. 나무를 우적우적 먹어요."
"하하하. 정말이네. 우리 안이랑 호가 나무를 잡고 우적우적 먹네."
"멋진 나무처럼 쑥쑥 크거라."
"우리 배속에 나무가 자란다. "
"하하하"
두 아이들 모두 잘 먹는 브로콜리를 대할 때면 늘 감사함과 행복함이 올라온다. 이 야채를 주면 첫째만 먹고, 저 야채를 주면 둘째만 먹고, 서로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식감 선호도도 다른데 유독 브로콜리에 있어서는 통한다.
브로콜리를 만질 때면 늘 웃음이 난다. 반들반들한 초록 박박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며 시작한다. 그리고는 곧, 물로 박박 씻어내며 아이들에게 잡아먹힐 브로콜리에게 한 번씩 '고마워' 하고 인사를 한다.
동글동글한 머리통에 빼곡히 붙은 작은 잎들이 간지러워하는 것 같아서, 샴푸를 하고 가려운 아이들의 머리를 긁어주듯 브로콜리에도 똑같이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이 어찌 웃지 아니할 수 있을까.
똑 똑 뜯어낼 때 나는 경쾌한 소리에 손 맛을 느끼며 브로콜리 머리카락을 뜯어낸다. 팔팔 끓는 물에 넣으면 브로콜리에게서 진한 초록색에서 빛이 난다. 영롱한 초록빛은 곱디곱다.
빳빳했던 브로콜리가 부드럽게 말랑 여질 즈음, 건져낸다. 온탕에 들어갔다 나온 브로콜리에게 차가운 샤워를 시켜주면, 브로콜리가 '휴, 살았다.' 하며 숨을 쉬는 것 같다. 물로만 씻어도 빼꼼하게 예쁜 반짝이는 아이들처럼, 살아있는 초록의 신비한 빛을 내는 브로콜리를 단정히 꺼낸다.
아이들의 밥상 한편에 예쁘게 담아 올리면 빛깔처럼 음식이 환해진다. 그러면, 아이들이 말한다.
"와. 오늘은 브로콜리다."
내 어찌 브로콜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이들은 오늘 저녁 메뉴로 토마토 스파게티를 주문하고 갔다. 스파게티에 같이 얹어 낼 브로콜리 먼저 준비해놓는다. 브로콜리를 데쳐 냉장고에 집어넣기 전, 이 녀석에 대해 써주고 싶었다. 매일 바쁘게 요리하고 입에 들어가길 반복하는 귀엽고 고맙고 감사한 최애 요리 재료, 나의 사랑 브로콜리! 언제 어디서 봐도 그저 반가운 초록 친구 브로콜리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