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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당한스펀지 Sep 05. 2018

기존 교육제도와 학점은행제의 차이점은?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오랫동안 이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학점은행제란 뭘까?"


이 질문을 갖게 된 계기론 오래전부터 대한민국 기존 교육제도에 대한 반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엔 한창 빠른 자퇴 후 학점은행제를 통한 최단기간 MBA를 꿈꿨는데 / 왜 하기 싫은 공부를 해야만 하는지, 왜 다른 이들의 눈높이에 날 맞춰야 하는지, 왜 교육 체계가 동일한 물건을 찍어내는 공장 시스템과 비슷한지 등에 대해 고민했다. (지금도 이 생각엔 변함이 없다.)


다른 사람들보다 학점은행제란 교육제도를 일찍 접했다. 그리고 자퇴와 검정고시 + 학점은행제의 본질적인 측면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던 입장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비록 다양한 외압으로 정상적으로 졸업하긴 했지만). 그때쯤만 해도 학점은행제란 이제야 준비 중인 MBA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과정,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뜬금없이 학점은행제 기반의 온라인 평생교육원에서 근무를 하게 되고 함께 갈 학습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에게 학점은행제란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하는 시간도 자연스레 늘었다.




많은 사람들이 학점은행제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다. 당연히 상당수의 대학 졸업자들은 공부한 노력, 등록금 때문이라도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기도 하다. 대학교와 비교하자면 굉장히 저렴하고 직접적인 공부 없이도 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학위는 나라에서 대학교 졸업장과 동등한 선상에 있다고 한다.


최근엔 일부 대행업체들이 학점은행제가 꼭 필요한 사람뿐만 아니라, 학점은행제가 필요 없는 사람들까지 수업을 듣도록 강요 및 유도하기 때문에 학점은행제에 대한 인식의 양극화는 훨씬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견해이며 긍정적인 측면도 꽤나 많다. 평생교육 컨설턴트의 입장에서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얘기부터 꺼낸 이유가 있다. 어떤 것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선 부정적 요소부터 하나씩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만의 최종 목표는 정규대학과 학점은행제가 허울뿐인 평생교육법 상이 아닌 사람들의 인식상에도 동등하게 양립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하루빨리 이런 부정적 요소들이 사라졌으면 한다. 불가능하기보단 쉽진 않을 것이다. 이런 날을 과연 볼 수 있을까?


이 글을 쓰는 궁극적인 목표도 사실 우연히 글을 접한 분들 중 정말 단 한 사람만이라도 학점은행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줄었으면 한다는 바램으로 작성하고 있다. 감정이 조금이라도 더 들어간다면 호소문이 될 것이다. 학점은행제를 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답변을 듣진 않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을 상담 경험으로서 "기존 교육제도와 비교해 은제를 하는 이유"에 대한 대표 사례(장점) 두 가지를 정리했다.




1. 원하는 목표로 가는 최단 과정이다.


예를 들면, 교육대학원 진학 후 교원자격증 취득을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 목표에 대한 명확한 문제가 있는데 교육대학원 양성과정으로 지원하려면 관련 전공의 졸업자 + 관련 전공에서 일정한 학점을 이수해야 입학원서 작성 -> 교육대학원 진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교육대학원(상담심리) 진학을 희망했지만, 영어교육과를 졸업했기 때문에 관련 전공의 졸업자가 아니다. 관련 전공의 학사와 일정 학점을 이수하려면 대학교를 다시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학점은행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출처 -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심리 전공


이 선택지에 대한 답은 사실상 정해져 있는데, 대학교 편입학을 한다면 직장은 자연스레 그만둬야 하고 최소 2년이란 기간이 소요된다. 이후 교육대학원까지 하면 4년 시간이 소요된다. 이것도 그나마 수업연한 단축이 가능한 대학원일 경우.


학점은행제를 이용한다면 온라인 수업이 가능해 직장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며 1년이 소요된다. 적어도 대학 -> 교육대학원 진학까지의 1년이란 시간을 세이브한 셈이다. 이후 수업연한 단축이 가능한 교육대학원으로 진학 시 2년 과정이다. 총 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교육대학원 특성상 야간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대학원 졸업까 직장을 이어갈 수도 있다.


누구라도 이 상황에선 학점은행제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효율적인 과정이란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2. 목표 달성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사례론 대학교 편입학이 있다. 대학교 편입학은 2가지 방법이 있으며 2학년 2학기 수료 또는 전문대 졸업으로 지원하는 것을 일반편입 / 4년제 학위로 지원하는 것을 학사편입이라고 한다. 대학에서의 일반편입은 평균 2년, 학사편입은 평균 4년 / 학점은행제에서의 일반편입은 최단 1년 / 학사편입은 4년 과정이다. 그리고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


지방대학들의 편입요강을 확인해보자면 일반편입 경쟁률은 나와있지만, 학사편입의 경쟁률을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즉 학사편입으로 지원한 모든 학생들이 편입학을 성공했단 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으며 학사편입 경쟁률을 공개한 대학들도 일반편입과의 경쟁률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고려대학교 편입학 입학처


또한 연고대를 포함한 인서울 상위 대학의 지원 현황 및 합격 현황을 보자면 일반편입의 경쟁률의 평균 1/3 정도가 학사편입 경쟁률이다. 물론 대학마다 다르겠지만, 실력이 된다는 가정하에 한 학생이 학사편입으로 10군데 정도 지원을 한다면 비교적 낮은 경쟁률로 여러 대학에 최초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편입학은 수시나 정시처럼 지원 횟수 제한이 없다.) 이 학생은 최초 합격한 여러 대학 중 당연히 최애하는 대학으로 등록을 한다.


"경쟁률은 낮더라도 모집하는 인원이 학사가 적지 않나요?"라는 질문도 종종 받는다. 학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대학들은 일반편입 모집인원보다 학사편입 모집인원이 적은 편이긴 하다. 그럼에도 학사편입 과정을 우선순위로 추천하는 이유는 실제로 경쟁해야 하는 학생들 수준에 정답이 있다.


예를 들어, 인문계열로 편입을 지원한다고 했을 때 연고대를 제외한 인서울권 학교는 편입영어(대학 자체에서 치르는 영어시험)를 보게 된다. 일반편입 전형으로 시험을 본다고 했을 때의 커트라인이 학사 때의 커트라인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왜냐면 지원자격 자체가 학사에 비해 단기에 준비할 수 있으므로 유학생들이나 이미 베이스가 탄탄한 친구들이 지원하는 편이다.


반면 학사는 그렇지 않다. 학사편입은 대부분 수능 기준 4~5등급인 친구들이 인서울 대학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재설정하고 진행하는 과정이다. 이미 잘하는 학생들은 학사편입의 필요성을 못 느껴 일반편입으로 준비하기 때문에 학사편입은 4~5등급의 패자부활전이라는 용어로도 불리고 있다. 비록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이제부터 한 우물만 파면 되는 과정이기에 실제로 학사편입을 통해 합격하는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학점은행제 대표 사례(장점)에 대해 정리했다. 적지 않은 학습자들과 함께한 시간 동안 느낀 점은 학점은행제는 최종 목표로 가는 효율적인 수단 될 수 있으며, 또 누군가에겐 절실한 실낱같은 희망이자 꿈이기도 하다. 대학원 또는 대학교 편입, 재취업, 이직, 사업 등 개개인의 상황과 목적은 다르지만 학점은행제란 제도를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삼기도 한다.


현재 오랫동안 꿈꾸던 MBA를 학점은행제로 준비 중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학점은행제란 꿈꾸는 미래를 위해 걸어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학점은행제는 뭘까?"에 대한 질문에 정의를 내리기까지 1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학점은행제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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