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보고

에에올

by 연두

‘그때 선택을 달리 했더라면,

지금 내 삶이 바뀌었을까?‘


우리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바뀔까? 그대로일까?


1.

바뀐다고 가정하면,

그때 나의 생각과 선택이 잘못된 판단이었고,

난 모든 선택을 평생 후회하며 살 것이다.


지금 더 잘 살고 있겠지?

지금 돈 걱정 없이 살려나?

더 나은 직장에 있을까?

왜 그런 선택뿐이 못했을까?


남는 건 후회뿐이다.


현재를 살고 있지만, 과거를 살고 있는 것과 같다.

현재를 살고 있음에도, 온전히 살지 못한다.

슬프면서도 참 억울하다.



2.

바뀌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그때의 내 선택이 옳았지만,

여전히 내 삶은 그대로다.


행복하지 않은데,

지겹도록 평범하고,

평범하다고 하기엔 참 팍팍한 내 삶이

무한한 우주 세계에서도 그대로라고 하면,

참 답답하게 느껴진다.


나의 한계가 여기까지인 건가,

살아도 살아도 이 모양인 걸까,

이 세계에서도 궁상인데, 저 세계에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다.


이거 또한 억울하다.


하지만,

내가 온전하게 마음에 드는 삶이 있을까?


나는 가끔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면 무엇을 원할까 궁금하다.


우선 나부터 말해보자면,

가정은 딱 지금처럼만 화목했으면 좋겠다.

서로 걱정하며 안부를 묻고, 하루 한 끼는 다 같이 식사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엄마 어깨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참 멋졌던 엄마인데, 점점 아픈 곳이 늘어난다.

항상 환자는 나였는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보호자 역할을 내가 하고 있다.

조금만 더, 아주 짧게라도 내가 비보호자이고 싶다.

철들었을 때 내가 환자 역할이었으면 감사하기라도 했을 텐데 말이다.


이외에도 다른 전공을 선택할걸, 조금 더 열심히 살아볼걸..

이런 후회가 들지만,

어떤 걸 생각해도, 모든 기준은 “지금”이다.


근데 만약 ‘내일’을 ‘다른 세계’라고 생각한다면,

내일 나는 다른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거 아닐까?


다중우주론처럼 내가 액션 배우도 됐다가,

세금 문제로 골치 아픈 빨래방 주인도 됐다가,

아주 유명한 배우도 됐다가,

절절한 사랑도 했다가,

딸을 다 키우고 이혼을 고민하는 중년의 배우자도 될 수 있다.


내일 하루만이라도 미친 척하고 평소의 나와는 다른 선택을 해볼 수 있는 거 아닐까?


나는

언제든 또 다른 내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나를 다른 세계,

특히 과거에서 찾지 말고,

미래의 나에게서 찾길 바라면서.


저도 또 다른 저를 찾으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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