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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씨 Nov 11. 2020

how to go




 운전 잘하는 사람이 부럽다. 조작에 능한 것보다 길을 잘 찾는 사람이어야 한다. 결정된 방향을 조리 있게 따르는 것. 그 작업을 해내는 사람의 등은 약도처럼 간결하고 단단하다. 여기 하나의 길이 있다. 그 하나는 다른 하나의 길에 견주었을 때에만 스스로 행로를 드러낸다. 따라서 모든 지름길은 상대적이다. 때로는 실수가 지도를 만들기도 한다. 이리저리 헤매다보면 도착해 있기도 하는 삶. 그렇게 찾아낸 길은 보통 나만 아는 길이 된다. 자주 걷는 길. 풍경을 걸식하는 길. 지금 여기를 일러주는 길. 나의 오늘을 살아 있는 지표가 되게 하는 길. 멀리 돌아가더라도 나에게는 한달음일 수도 있는 길. 살아가는 경로에 맞대볼 지도 한 장 없는 사람. 길과 길을 살피지 못해 고집스럽게 가던 대로만 걷는 사람. 마음에 골목 하나 갖지 못하면서 잘 뚫린 도로만 부러워하는 사람. 방황과 장황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 찾아온다. 의식 없이, 사랑 없이 걷는 길에서 언제든 누구든 미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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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l_mo
 @drawing_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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