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에게도 신뢰받고 신뢰하는 것이 당연한 날이 오기를
비가 오는 날이면 예민한 성격 탓에 축축 늘어지는 기분은 물론 줄곧 아프곤 한다. 덕분에 그런 날이면 종종 택시를 타곤 하는데 성격도 한 몫 했겠지만,
창 밖으로 보이는 내가 가보지 않은길은 나를 안전하게 태우고 가시는 기사님 뒤에서 반사적으로 두려움에 떨게 했다.
선행도 달갑게 받지 못하는 세상이라더니, 둔감하게 살기에는 너무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구나.
그저 '이런길도 있구나' 하며 도착할 때 까지
편히 눈 감고 쉬면 좋으련만.
그렇게 몸도 마음도 씁쓸해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