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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단단 Mar 01. 2024

이토록 평범한 새벽을 맞았다.

01 김연수 -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읽어낸 새벽.


 오늘 새벽, 이유없이 눈이 일찍 떠졌다. 가끔 수면 유도제를 먹고 자면 있는 일인데,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 그냥 눈 감았다 뜨는 것처럼 눈을 뜰 때가 있다.

이상하게도 오늘은 몸이 무겁지도 않아서 이불을 걷고 일어나 단편 소설 한 편을 읽었다. 오늘은 뭘 판매할까. 내가 손을 대지 않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이리저리 도서를 섞다가 김연수 작가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라는 단편을 읽기 시작했다.

 그의 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특히 K문고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괜히 내가 그곳에 지금 있다는 사실에 뿌듯하기도. 소설에 등장한 사람인마냥 자부심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가 묘사한 옛날 서점의 모습은 어땠을까 상상해보기도 한다. 우리가 걱정했던 미래는 이렇게 평범하다는 말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풀어내다니 과연 소설가란 얼마나 능글맞으며,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가. 다시한번 소설이라는 세계에 매료되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위로도 얻는다. 단 몇 시간이면 동이 터오를 텐데, 그때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당장 1분 뒤 일도 모르는 인생이라 불안할 때면 그의 단편 말미에 적힌 글을 상기해야겠다.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나는 내가 겪었던 모든 일들을 ‘이토록 평범한 미래인걸.’ 하고 말하게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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