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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단단 Feb 29. 2024

어느 날 오후에 만난 이자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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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마지막날.이번주는 운이 좋게도 휴무가 겹쳤다. 제법 널널한 한주를 보내는 중. 새출발을 앞두고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곳곳에 좋은 인연을 놔두고 가자는 마음으로 감사하며 3월을 마무리하려고 계획중이다. 서점은 내가 원래 자주 가던 곳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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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알라딘 중고 도서점에 직접 방문해서 판매하는 일에 빠졌다. 배송으로 보내는 것은 한꺼번에 정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매장에 방문해서 판매하니 그만큼의 재미도 있고, 커피 한잔 값이라도 벌어가는 기쁨과 진짜 읽고 싶은 도서만 남기고 집도 정리한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 좋다. 그걸 하루 안에 해결할 수 있고, 매장에서 끌리는 도서를 골라 읽으며 여유로운 하루를 선물 받은 기분이 들었다. 중고 매장도 매력이있구나, 새상품과 다름없는 도서 상태도 좋았고 누군가에게 맞지 않아서 판매된 도서가 나에게 인생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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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이자벨>이라는 책이 그렇다. 우리는 끝없이 선택을 하고 무수한 이별을 겪는다.

그럼에도 사랑을 원한다. 결론은 같은 걸 알면서도.

그리고 지금 나처럼 안정된 삶을 박차고 나와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이 삶이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이 안정된 일이 될 수 있다면,

안정된 일이 괴리감 없이 안정을 찾게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왜 인간은 권태앞에 이리도 약한지. 오래 곱씹어 보게 되는 좋은 소설이었다. 고등학교때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쳐를 읽고 오랜만에 그의 작품을 읽었는데, 흡입력이 대단해서 서점에서 반 정도 읽고 <그리스인 조르바> 반양장본이랑 같이 구매했다. 소설을 읽으니 독서모임을 더욱 더 열고 싶어진다. 사랑과 일. 이런 이야기라면 조금 더 친한 사람들이어야겠지만, 꿈 꿔본다. 어쩌면 내 마지막 일탈일지도 모르는 이 서점 알바를 통해 쌓고싶은 경험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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