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멜랑콜리 해피엔딩이다. 별일 없는 볕 좋은 날. 휴무인 3일 동안 책을 읽었다. 완독의 기쁨보다는 한 페이지씩 내 마음이 담긴듯한 구절을 볼 때의 기쁨이 더 크다고 하면 아마 책 한 권을 다 읽는 사람들에게는 변명처럼 들리겠지. 하지만 서울에 온 이상 난 조금 더 발칙해지려고 한다. 좋아하는 것들의 이름을 모으는 일은 쉽다. 또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모으는 일은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누군가를 진심을 다해 믿고 싶어지면 이렇게 검은색 일기장을 하나 더 만들면 된다. 그게 오늘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