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고수들의 선택! 레몬보다 비린내 더 잘 잡는 이것

by 데일리한상

한여름의 식탁 위, 정성스레 구운 생선 한 점에서 피어오르는 은은한 연기. 하지만 그 속에 가끔 스며드는 비릿한 향은, 식사의 설렘을 단번에 무너뜨리곤 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이들이 자동적으로 레몬을 찾지만, 제주도에서는 이맘때쯤 훨씬 더 신선하고 강력한 비밀 병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짧은 계절만이 허락한 초록빛 과일, 바로 청귤이다.


green-tangerine1.jpg 청귤 / 푸드레시피


청귤은 완숙의 달콤함을 거부하고, 가장 시고 풋풋한 순간에 수확되는 감귤의 또 다른 얼굴이다.


8월 전후, 제주도의 푸른 밭에서 만날 수 있는 청귤은 그 싱그러운 향과 짙은 풍미로 미식가들 사이에선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로 통한다.


단단한 초록 껍질을 두른 그 작은 감귤은, 제주가 아니면 쉽게 만날 수 없는 계절의 선물이다.


green-tangerine4.jpg 생선 위에 올린 청귤 / 푸드레시피


청귤이 생선 요리에 어울리는 이유는 단순히 향을 덧입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과학적으로도 그 조합은 꽤 설득력 있다.


생선의 비린내 주범인 '트리메틸아민'이라는 염기성 화합물을, 청귤 속 풍부한 '구연산'이 만나 중화시켜 없애버린다.


여기에 껍질 속 '리모넨'이라는 정유 성분이 마지막 남은 냄새 분자까지 부드럽게 감싸주어,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풍미를 남긴다.


green-tangerine2.jpg 청귤 껍질 / 푸드레시피


게다가 청귤은 껍질부터 과육까지 버릴 것이 없다. 얇게 썰어 생선 위에 올리거나, 즙을 내어 생선을 살짝 재워두기만 해도 비린내는 사라지고 산뜻한 향이 입맛을 돋운다.


또, 동량의 설탕과 버무려 만든 청귤청은 에이드나 샐러드드레싱, 심지어 냉면 육수에까지 잘 어우러져 감칠맛을 더해준다.


향이 응축된 껍질은 말려 잘게 부수어 각종 요리의 마지막 향을 책임지는 고급스러운 재료로 변신한다.


green-tangerine3.jpg 잘라서 보관중인 청귤 / 푸드레시피


다만, 청귤은 수분이 많고 껍질이 얇아 보관이 쉽지 않다. 상온이나 냉장보관은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에, 가장 현명한 보관법은 단연 냉동이다.


얇게 썰어 소분해 얼려두면 고명이나 차, 조림 양념에 두루 활용할 수 있고, 즙을 내어 얼음 틀에 담아 얼리면 필요할 때마다 여름의 향기를 그대로 꺼내 쓸 수 있다.


green-tangerine5.jpg 유리병에 담긴 청귤 / 푸드레시피


결국 청귤은 단순한 과일이 아니다. 그것은 여름 식탁의 격을 높이는, 제주가 건넨 작은 과학이자 미식의 정수다. 완숙 감귤보다 월등히 높은 비타민 C 함량과 항산화 성분은 이 초록빛 과일이 품고 있는 또 다른 선물.


그러니 여름철 신선한 해산물을 앞에 두고 있다면, 이번엔 레몬 대신 청귤을 선택해보자. 단 한 조각의 청귤이 제주도의 여름과 과학의 명쾌함을 당신의 식탁 위에 함께 올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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