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고명 아니었어? 천연 해독제로 불리는 이것의 정체

무심코 지나쳤던 무순의 놀라운 효능

by 데일리한상

여름철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을 앞에 두고, 문득 그 위에 얹힌 무순이 눈에 들어온다. 가늘고 앙증맞은 초록빛 싹 하나.


늘 고명으로만 여겨왔던 이 작은 채소가, 사실은 우리 몸을 위한 놀라운 선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릴 적 냉면을 먹을 때면 엄마는 꼭 무순을 골라 내지 말고 함께 먹으라고 하셨다.


그땐 그 이유를 몰랐지만, 이제는 그 말의 의미가 조금은 와 닿는다.


radish-sprout1.jpg 무순 / 푸드레시피


무순의 힘은 작지만 강하다. 그 속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이름의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무순을 씹는 순간 '이소티오시아네이트'로 변하며, 우리 몸속 간이 해독 효소를 활성화하도록 돕는다.


다시 말해 무순 특유의 톡 쏘는 알싸함은, 간이 제 기능을 다하고 있다는 건강한 신호일지도 모른다.


여름철 더위에 지친 몸, 무기력함과 나른함이 가실 틈 없는 나날 속에서 무순 한 줌이 묵묵히 간을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 참 다정하지 않은가.


radish-sprout4.jpg 무순을 올린 갈비 / 푸드레시피


무순은 혼자보다 곁에 있을 때 더 빛난다. 삼겹살이나 갈비 같은 기름진 음식에 무순을 곁들이면, 느끼함이 사라지고 입 안이 깔끔하게 정돈된다.


냉면, 비빔국수, 심지어 고소한 보쌈과도 찰떡궁합이다. 아삭한 식감은 씹는 재미를 더하고, 살짝 매운 향은 식욕을 자극한다.


샐러드에 더하면 산뜻한 드레싱과 어우러져 여름철 입맛 없을 때 좋은 해결책이 되어주기도 한다.


radish-sprout6.jpg 물에 헹구는 무순 / 푸드레시피


하지만 무순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도 필요하다. 무순은 열에 약하므로 가능한 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고, 흐르는 물에 살짝 헹궈 바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신선한 방법이다.


수분이 많아 쉽게 무르기 때문에 키친타월로 감싸 물기를 제거한 후,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3일 안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무순에 들어 있는 글루코시놀레이트가 요오드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평소 갑상선 기능 저하가 있는 이들은 과하게 먹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radish-sprout2.jpg 무순을 올린 메밀국수 / 푸드레시피


무순은 고명으로만 머무르기엔 아까운 존재다. 작은 싹 하나에 담긴 건강의 힘, 여름철 무기력함과 속불편함을 다독여주는 이 조용한 슈퍼푸드는, 우리 식탁에서 주연이 될 충분한 자격이 있다.


다음번 냉면을 먹을 때, 고기를 구워먹을 때, 무순을 더 넉넉히 올려보자. 톡 쏘는 그 맛 속에 여름의 상쾌함이 함께 스며들 것이다. 오늘 한 끼, 무순으로 상쾌하게 채워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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