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함 고르는 비법! 무려 94% 수분 품은 이 채소

여름 가지, 보랏빛 안에 담긴 작은 선물

by 데일리한상

여름의 색을 닮은 채소 하나가 있다.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8월, 시장의 채소 진열대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보랏빛 가지.


언뜻 보면 단순한 반찬거리에 불과한 듯하지만, 알고 보면 그 속에는 여름을 건강하게 건너가게 해주는 든든한 힘이 숨어 있다. 어릴 적 할머니 댁 여름밥상에는 꼭 가지무침이 올라오곤 했다.


그땐 그 진한 색이 괜히 낯설고, 물컹한 식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젓가락 끝으로 슬쩍 밀어두기 일쑤였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보니 그때의 보랏빛이 단순한 색깔이 아니라 자연이 건네준 에너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ggplant1.jpg 가지볶음 / 푸드레시피

가지의 껍질에는 안토시아닌이 가득 들어 있다. 나수닌, 히아신 같은 이름의 색소 성분들이 몸속 활성산소를 줄여주고 혈관 건강까지 지켜준다 하니, 여름의 피곤한 몸을 다독여주는 작은 보약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요리하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더위 앞에서 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 가지는 생각보다 가볍다.

eggplant2.jpg 가지볶음 / 게티이미지뱅크

100g에 겨우 17kcal. 그런데 수분은 거의 94%에 달해 적은 양만으로도 충분한 포만감을 준다. 특히 몸이 잘 붓는 날, 가지볶음을 먹고 나면 신기하게도 다음 날 얼굴이 한결 가뿐해진 경험이 있다.


칼륨이 나트륨을 밀어내고 부기를 덜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가지는 또 묘하게 기름과 잘 어울린다. 프라이팬에 소량의 기름을 두르고 재빨리 볶아내면 스펀지처럼 기름을 머금으면서도 본연의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난다.

eggplant5.jpg 프라이팬에 볶는 가지 / 푸드레시피

그래서 나는 가끔 저녁에 오븐에 가지를 얇게 썰어 올리브 오일을 살짝 두르고 구워낸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치즈나 토마토와 곁들이면 이탈리아 요리 부럽지 않은 한 끼가 된다.


좋은 가지를 고르는 일은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 꼭지가 싱싱하고 표면이 매끄럽게 윤이 나는 가지, 손에 쥐었을 때 묵직하고 속이 단단한 가지가 진짜다.


냉장고에 오래 두면 쉽게 물러지니, 신문지에 싸서 서늘한 곳에 두거나 키친타월에 감싸 채소칸에 넣어두면 며칠은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오래 두고 싶을 땐 슬쩍 데쳐 냉동해 두면 겨울에도 여름의 맛을 다시 불러낼 수 있다. 여름의 가지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다.

eggplant7.jpg 식탁에 놓인 가지 / 푸드레시피

보랏빛 껍질 속에 담긴 항산화 성분부터 가볍지만 포만감 있는 속살까지, 그야말로 여름의 지혜가 녹아 있는 선물 같은 존재다.


올여름, 무심히 지나치던 시장 한켠에서 반짝이는 가지를 한 번 집어 들어 보자. 보랏빛 에너지로 채운 밥상이 무더위를 이겨낼 힘이 되어줄 테니, 오늘 저녁 가지 한 접시로 여름을 담아내 보는 건 어떨까.



작가의 이전글피부 지키는 보습제, 비건 식탁에선 버터로 변신!